서울 진도2…1400여건 문의 쇄도
“흔들리고 현기증” “여진 또 올라”
제주 “식탁이 흔들” 가슴 쓸어내려
“흔들리고 현기증” “여진 또 올라”
제주 “식탁이 흔들” 가슴 쓸어내려
12일 전국을 뒤흔든 지진은 경주를 중심으로 한 국토 동남권뿐 아니라 서울과 충청·강원·제주 등 전국에서 체감 진동이 감지됐다.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늦은 밤까지 삼삼오오 아파트 밖을 서성이며 여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이날 지진과 여진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도 3~4초간 이어졌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베란다가 흔들리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아무개씨도 “8시38분께 소파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의 한 회사 건물에서 야근중이던 김아무개(50)씨는 “누군가 의자를 좌우로 흔드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약한 현기증을 느꼈다”며 “동료들이 ‘경주에서 지진이 났다는데…’라고 웅성거려 지진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주에서 발생한 2차 지진으로 서울 지역에 진도 2가량의 지진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 종합방재센터에는 첫 지진 이후 밤 9시20분까지 1400여건의 문의가 들어왔다.
서울 남쪽의 하남·오산 등지는 물론 북쪽인 일산 등까지 지진을 감지한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에는 이날 오후 7시50분께 “지진 흔들림을 느꼈다”는 신고 전화가 100여통 접수된 뒤 8시40분께에는 여진까지 감지되자 신고 전화 건수가 1000여통으로 폭주했다. 강원도 소방본부에도 “건물이 흔들린다”는 신고가 빗발쳤다. 춘천에 사는 민아무개씨는 “9층 아파트 거실 샹들리에가 흔들거리며 부딪치고 집이 앞뒤로 흔들려 너무 놀라 1층으로 뛰어내려갔다. 마치 흔들의자에 앉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수도권보다 경주에서 더 가까운 충청·전라도 지역의 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청주에 사는 박아무개씨는 “건물이 10초가량 심하게 흔들려 순간적으로 현기증이 발생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에는 “지진으로 베란다 천장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바다 건너 제주지역에서도 지진 신고가 잇따라 밤 9시까지 제주119상황실에는 30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제주도 소방본부는 “제주도 전역에서 신고가 접수됐고, 고층 아파트와 건물이 많은 제주시 노형동에서 신고가 많았다”고 밝혔다. 제주시 연동 한 아파트에 사는 김아무개(50)씨는 “식탁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갑자기 심하게 식탁이 흔들렸다. 식탁에 둘러앉았던 식구들이 전부 깜짝 놀랐다. 마치 나무가 휘청거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진 발생 이후 케이티엑스(KTX) 경부선 대전 이남 구간의 상하행 열차는 서행 운행으로 1시간 이상 지연됐다. 국민안전처 누리집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서버가 다운돼 한동안 접속 불안 상태가 지속됐다. 국민안전처는 첫 지진이 발생한 지 8분이 지난 오후 7시52분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전국종합, 김미향 기자, 제주/허호준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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