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의원. 한겨레 자료사진
“국민들께 세월호법 개정, 백남기 농민 병문안이란 선물 주시라”
이번엔 박근혜 대통령이 한방 맞았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박 대통령의 추석 선물을 반품했다. 추석 선물은 가족들과 명절을 즐길 수 없는 아픈 국민들께 드리라는 충고와 함께 말이다.
표 의원은 8일 트위터에 “대통령께서 국회의원 등에게 선물 보내는 대신 세월호특별법 개정, 백남기 농민 병문안, 개성공단 피해기업과 근로자 보상, 소녀상 철거하지 않는다는 약속, 우병우 민정수석 해임, 공수처 신설 등 국민께 따뜻한 추석 선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표창원 의원실 쪽은 “청와대 선물이라 반송한 것이 아니라 의원실로 배달된 모든 선물을 반송하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표 의원의 트윗은 ‘야당과 국민의 비판에 귀기울이고 국정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진정한 추석 선물’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번주 초 국회의원들에게 경산 대추, 여주 햅쌀, 장흥 육포 등을 추석 선물로 보내면서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을 빼 누리꾼들에게서 “뒤끝작렬”, “옹졸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청와대는 다른 해명을 내놨다. 청와대 쪽은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받고 있는 의원들에게 추석 선물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런 관례대로 일부 의원에게 선물을 보내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조 의원도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어 빠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의원도 선물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석진희 기자 nin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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