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째다. 법조팀 최현준 기자를 아침마다 괴롭힌다. 오늘도 1면엔 김아무개, 아니 김형준 부장검사가 등장한다. 이번 주제는 민감하다. 조심스럽다.
-어제 말했다시피, 김 부장검사가 사업가 친구한테 술만 얻어먹었더라면….
“평범한 술집에 가지 않은 거죠.”
-<한겨레>는 이런 쪽으로는 보도 최소화하고 있어요.
“김 부장검사와 사업가 친구 간의 부정한 관계나, 부장검사가 법률 최고기술자로서 자기 살려고 검찰 수사에 개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둘 사이의 낯 뜨거운 카톡 내용도 먼저 입수했지만 안 내보냈죠. 민망해서 피하고 싶지만 꼭꼭 숨기기만 할 수도 없어요.
“수렁의 시작이니까요. 1차에서 끝나지 않은 술자리가 많았을 테고, 그곳에 발을 디딘 뒤 빠져나오지 못한 거죠. 모종의 관계가 점점 더 발전하고, 그러다가 돈이 필요해지고, 약점이 잡히고.”
-사업가 친구라는 김아무개씨 직접 만났죠? 뭐래요?
“본인 검찰고소장에 나온 1500만원이 김형준 부장검사한테 간 게 아니라고 주장하죠. ‘지인’이라고 표현을 해두죠. 글로 옮기고 싶지 않은 이야기가 많아요. 김 부장검사와 관련한 어떤 비용들을 본인이 다 댔다며 통장을 보여줬죠.”
-김형준 검사는 부인할 텐데.
“네. 1500만원만 빌린 뒤 갚았대요. 사업가 친구는 돌려받은 적 없다고 하고.”
-2013년 사퇴한 김학의 법무부 차관 후보자가 생각나요.
“워낙 유혹이 많은 직업이에요. 한순간에 코가 꿰이는 거죠. 김형준 부장검사는 그 뒤 친구로부터 사실상 협박을 당하는데, 그때 스스로 사표를 썼어야죠. 권력을 이용해 막아보려다 더 만신창이 됐어요.” <내일 계속>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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