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은 친구가 많나요.
“사람마다 다르겠죠.(웃음) 판사들보다 동문회에 잘 나가는 거 같긴 해요. 최종 심판자 위치에 있는 판사들은 친구 만나기도 조심스럽죠.”
-검사는 수사 정보도 얻어야 하고….
“가령 기업 운영하는 친구들 만나 편하게 비자금 만드는 과정 들을 수 있겠죠. 검사들이 판사들보다는 활동 폭 넓어요. 출세욕도 더 크다는 말 듣고.”
-진경준 전 검사장은 넥슨 김정주 회장과 대학 동창, 홍만표 변호사는 정운호 사건 브로커 이민희씨와 고교 동창, 김아무개 부장검사는 돈을 준 피의자 김아무개씨와 고교 동창 사이였어요.
“돈이 필요한 검사, 권력이 필요한 친구.”
-김아무개 부장검사는 그 고교 동창과 아주 친했나요?
“서울 ㅂ고등학교 다닐 때 각각 학생회장과 반장이었대요. 1년에 한두 번 아니라, 수시로 만나는 관계였죠.”
-우정인가요?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내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아무리 친한 친구여도 그렇게 자주 비싼 술 자주 사주고 수백만원씩 돈 주겠냐고(김 부장검사는 돈 받은 혐의 부인). 순수한 우정이었겠냐고요. 자기도 나쁜 놈인 거 인정하지만 검사가 그러면 되냐고 말해요.”
-영화 <친구>에 나오잖아요. “내가 니 시다바리가.”
“시다바리가 일이 잘 안 풀리니까 자폭한 셈이죠.”
-검사는 어떤 친구를 사귀어야 할까요.
“사기꾼도 만나고 조폭도 만날 수 있지만 선을 지켜야죠.”
이상, 월요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사를 쓰던 법조팀 최현준 기자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치에도 1면엔 김아무개 부장검사가 등장한다. 바쁜 그를 전화로 불러 성가신 질문을 던져보았다. 검사에게 친구란 무엇인가.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