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엔 대본이 없다. 그래서 재밌다. 언론은 열을 낸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드 등 현안은 쏙 들어갔다. 올림픽 와중에도 <한겨레>는 우 수석 문제를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다. 대통령은 꿈쩍도 안 한다. 청와대를 출입하는 정치팀 최혜정 기자에게 대통령의 안부를 물었다.
-대통령은 무더위에 안녕하신가요? 청와대는 덥지 않나요?
“뵐 일이 있어야죠. 화장실과 기자실만 출입하는데.(웃음) 에어컨은 예전에 제한적으로 틀었다는데, 지금은 오후 6시까지 잘 틀어줘요. 강약 조절은 있지만.”
-8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때 들어갔나요?
“출입기자가 150명인데요. <서울신문>과 <한라일보> 기자만 풀단으로 들어갔어요.”
-그날 다 환히 웃는데 우병우 수석만 웃지 않는 사진이 실렸어요. 대통령이 무슨 농담을 했었죠?
“외국 순방 다니며 원격의료 기술 세일하는데 정작 우리만 원격의료 안 한다고 했대요.”
-대통령은 우 수석을 진심으로 아끼나 보죠?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우 수석을 공격한다고 보는 거 같아요. 여기서 밀리면 계속 밀린다고 생각하는 듯요. 청와대 직원 중에도 비슷한 생각이 많아요.”
-그동안 심기가 불편하셨겠죠.
“본인은 ‘소명의식’을 갖고 불철주야 일하는데, 우병우·사드 등으로 정치권이 발목 잡는다는 불만일 거예요. 아버지 뒤를 이어 ‘경제 살린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은데 경제 상황도 좋지 않고….”
-며칠 전 좋은 일이 생겼는데 앞으로도 좋은 일이 생길까요?
“이정현 대표 선출이요? 임기가 ‘1년6개월밖에’ 안 남았었는데, 이제 ‘1년6개월이나’ 남은 듯요. 갑자기 확 길어진 느낌~.”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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