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마세라티’ 열쇠 아파트 경비실에…우 가족이 탔다면 ‘배임죄’

등록 2016-07-29 01:22수정 2016-07-29 08:25

우병우 수석 가족회사 차량, 누가 사용했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가족이 ㈜정강을 통해 2억원대에 이르는 마세라티 차량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배임 및 탈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억원대의 고급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리스해 사적으로 쓰는 것은 부유층이 법인세를 줄이기 위해 쓰는 전형적인 ‘절세 꼼수’라는 점에서 민정수석으로서의 자질 시비도 일고 있다.

우 수석과 부인 이아무개씨, 자녀 세 명 등이 지분을 100% 보유한 정강은 2013년 말부터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차량을 법인 명의로 리스해 3년째 사용해오고 있다. <한겨레>가 지난 27일 확인해보니 이 차량의 열쇠가 우 수석의 아파트 경비실 벽에 걸려 있었다. 이 차량의 신차 가격은 1억5000만~2억5000만원에 이르고, 리스할 경우 월평균 200만~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병우 수석 일가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한 아파트의 경비초소에 걸려 있는 마세라티 열쇠. ㈜정강 법인 리스 차량으로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병우 수석 일가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한 아파트의 경비초소에 걸려 있는 마세라티 열쇠. ㈜정강 법인 리스 차량으로 <한겨레>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병우 수석 일가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한 아파트에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가 서 있다. 2014년 11월 한 포털 사이트 거리뷰에 찍힌 모습. <포털 거리뷰 갈무리>
우병우 수석 일가가 살고 있는 서울 강남 압구정동 한 아파트에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가 서 있다. 2014년 11월 한 포털 사이트 거리뷰에 찍힌 모습. <포털 거리뷰 갈무리>
법조계에서는 우 수석 가족의 차량 이용 행태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현직 검사는 “법인 재산을 법인 업무와 관계없는 사람이 썼다면 대표이사가 업무 집행자로서 횡령이나 배임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쓴 사람도 공모를 한 부분이 인정되면 공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변호사도 “본인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해를 끼친 것이기 때문에 배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강의 대표로 돼 있는 우 수석의 부인 이씨가 이 차량을 업무 용도로 썼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정강은 중기·부동산 임대업 등을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영업 활동을 통한 연간 매출이 1억50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차량 유지비는 지난해 780만원이었고 차량 리스료 등 항목인 지급임차료는 5040만원이었다. 매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량 관련 비용으로 쓴 셈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회계사는 “매출액과 직원 수 등에 비하면 차량 관련 비용이 턱없이 많다. 법인 설립 목적에 비춰볼 때 매우 이상한 비용 지출 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차량 내부 블랙박스나 하이패스 이용 내역 등을 파악해 보면 누가 차량을 썼는지, 어떤 용도로 썼는지 등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우 수석에게 전화와 문자를 통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마세라티·포르셰·람보르기니 등 수억원이 넘는 외제차를 법인 명의로 등록해 사용하는 것은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들이 절세를 위해 많이 쓰는 수법이다. 차량 구매 때 드는 비용은 개인이든 법인이든 차이가 없지만, 법인에서 업무용으로 구매하거나 빌려 쓰는 경우 차량 구입 및 운영에 드는 비용을 경비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따르면 2014년 1억원 이상 수입차 1만4900여대 가운데 83.2%, 2억원 이상 수입차 1300여대 중 87.4%가 업무용으로 판매됐을 정도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올해부터 법인세법 시행령을 엄격하게 바꾸는 등 대처에 나섰다. 올해 국세청에서 낸 ‘업무용 승용차 관련 비용의 세무처리 가이드’를 보면, 올해부터는 법인 업무용 차량 한 대당 1000만원의 비용만 인정해주고, 차량 운행 일지 등이 없으면 추가 비용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이재욱 서영지 최현준 기자 u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목줄 매달고 발길질이 훈련?…동물학대 고발된 ‘어둠의 개통령’ 1.

목줄 매달고 발길질이 훈련?…동물학대 고발된 ‘어둠의 개통령’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2.

9살 손잡고 “떨어지면 편입”…대치동 그 학원 1800명 북새통

조성은 “고발사주 때도 윤 부부는 여론조사 집착…명태균 보면 걱정” 3.

조성은 “고발사주 때도 윤 부부는 여론조사 집착…명태균 보면 걱정”

수사자료 유출한 전직 검사 재판행…공수처 다섯번째 기소 4.

수사자료 유출한 전직 검사 재판행…공수처 다섯번째 기소

문다혜, 검찰 참고인 조사 출석 거부… 검찰 “유선 조사 등 검토” 5.

문다혜, 검찰 참고인 조사 출석 거부… 검찰 “유선 조사 등 검토”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