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두 위대한 인물을 위해 건배합시다! 한 명은 산마르틴 장군이고 또 한 사람은 바로 나요.” 1822년 7월26일, 남미대륙의 혁명가 호세 데 산마르틴을 맞이하며 또다른 혁명가 시몬 볼리바르가 한 말이다. 산마르틴과 볼리바르 두 사람은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적도 근처의 과야킬 지방에서 만났다. 유명한 과야킬 회담이다.
호세 데 산마르틴은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다. 젊은 시절 유럽에 건너가 스페인의 독립을 위해 나폴레옹에 맞서 싸웠다. 아르헨티나로 돌아와서는 스페인에 맞서 남미의 독립군을 이끌었다. 1817년에는 군대를 이끌고 안데스 산맥을 넘어 칠레를 독립시키러 갔다. 그동안 볼리바르는 남미대륙 북부지역의 독립을 이끌었다.
회담은 잘 안됐나 보다. 처음에 산마르틴은 독립전쟁을 함께 이끌자고 제안했단다. 볼리바르가 딱 잘라 거절하자 산마르틴은 자기가 2인자가 되겠다고 양보했지만 볼리바르는 이마저도 물리쳤다. 회담 이후 산마르틴은 낙심한 채 영원히 남아메리카를 떠나, 유럽에서 쓸쓸한 노년을 보낸다. 남미대륙을 강력한 통일국가로 건설하려던 볼리바르의 꿈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볼리바르 역시 절망에 빠진 채 1830년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글 김태권 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