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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인복 후임 대법관 후보 4명 결정…대법원 더 오른쪽으로

등록 2016-07-18 22:04수정 2016-07-18 22:44

조재연 이종석 김재형 이은애 등 4명
변호사, 교수, 여성 다양성 꾀했으나
9월1일 퇴임 이 대법관보다 보수적
“이번에도 다양성 기대하기 힘들다”
이종석 김재형 최종 후보 점쳐져

오는 9월1일 퇴임하는 이인복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 4명이 결정됐다. 후보 4명 모두 현직 대법관들에 견줘 진보 성향 판결을 내려온 이인복 대법관보다 보수적인 성향의 후보들이라서 대법원의 보수화를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장명수 이화학당 이사장)는 18일 회의를 열어 조재연(60) 변호사와 김재형(51) 서울대 교수, 이종석(55) 수원지방법원장, 이은애(50)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4명을 대법관 후보로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후임 대법관 피천거인 심사동의자로 이들을 포함해 34명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장명수 위원장은 “풍부한 경륜과 인품은 물론이고,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도덕성과 청렴성까지 두루 겸비했다고 판단해 대법관 적격 후보로 추천했다”고 말했다.

교수와 현직 판사, 변호사, 여성 등 겉으로는 다양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적으로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인 이인복 대법관 후임으로 모조리 보수 성향의 인사들을 추천한 것을 두고는 뒷말이 나온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 동의를 얻기 위해 겉으로는 직군의 다양성을 추구한 것처럼 보이나, 실제 성향은 이인복 대법관보다 모두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가뜩이나 현재의 대법원 구성이 보수적인데 더욱 오른쪽으로 치우치게 돼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후보 4명 모두 전·현직 판사라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관계자는 “조재연 변호사와 김재형 교수도 사유재산 보호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민법 전문가들이라 노동이나 정치 관련 사건에서 소수자, 약자 관점에서 판결을 할지 의문”이라며 “이번에도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는 물건너갔다”고 말했다.

조재연 변호사(사법연수원 12기)는 11년간 판사 생활을 하다가 1993년부터 변호사로 일해왔다. 조세, 민사, 가사, 부동산이 전문 분야다. 덕수상고와 성균관대 법학과(야간)를 다니며 힘들게 공부해 22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김재형 서울대 교수(연수원 18기)는 4년간 판사 생활을 한 뒤 서울대 법대에서 21년간 강사와 교수로 일해왔다. 민사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역시 민법 전문가이자 서울대 법대 교수 출신인 양창수 전 대법관(2008~2014) 이후에 교수 출신 대법관이 없었다는 점이 김 교수에게 유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양 전 대법관이 재임 중 판결을 내리지 않은 미제 사건을 많이 남겼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주는 역할에 미흡했다는 점에서 교수 출신 대법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종석 수원지방법원장(연수원 15기)은 서울중앙지법 파산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를 거쳐 27년째 판사로 일해왔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7일 이 법원장에 대해 “키코(KIKO) 계약으로 발생한 중소기업들의 대규모 금융피해를 외면하고 은행에 부당하게 기운 판결을 내렸다”며 대법관으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이은애 서울고법 부장판사(연수원 19기)는 서울중앙지법 민사부장판사를 역임하는 등 26년간 판사로 일해왔다. 이 부장판사는 2011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이명박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쥐 그림을 그려넣은 혐의로 기소된 대학강사와 연구원에게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인복 대법관은 재임 기간 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소수의견을 내면서 보수화된 대법원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의 목소리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교조 교사 시국선언과 광우병 보도, 통상임금 재판 등에서 소수의견을 냈다. 대법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동의안이 가결되면 6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늦어도 1~2주일 안에 대통령에게 신임 대법관 1명의 임명을 제청할 예정이다. 법조계 안팎에선 조 변호사는 기수가 높고, 이 부장판사는 이미 박보영·김소영 여성 대법관들이 있어, 이 법원장과 김 교수 중에서 최종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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