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반대 집회의 배후는 외부세력이 아닌 카톡방이었다.” 아침 편집회의에서는 지역에디터석 영남팀에서 올린 이 보고 내용을 1면에 기사화하기로 했다. 배후? 동력이라는 말이 적절하다. 요즘 매일 성주에 출장 가는 영남팀의 김일우 기자는 문제의 카톡방에 가입돼 있었다.
-지난주 목요일 통화했을 땐 성주의 시위가 커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잖아요.
“지난 총선 정당 비례대표 선거에서 대구·경북의 31개 시·군·구 중에서 성주는 영덕, 군위 다음으로 새누리당 표가 많이 나왔어요. 66.10%였죠. 보수적인 지역이라 경찰이나 기자들은 시위가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다고 봤어요.”
-카톡방 회원이 1318명이라고 하던데.
“그 이상 초과할 수 없대요. 거의 초 단위로 핸드폰이 울려요. 새벽 4시까지도 멈추지 않더라고요.”
-먹거리 직거래 위해 만든 카톡방이라고 들었어요. 거긴 어떻게?
“지난주 목요일(14일) 성주 사는 후배한테 초대받아 들어갔어요. 사드 배치 소식이 알려진 직후였는데, 이미 1316명이더라고요. 사드 이야기로 도배되며 부글부글 끓고 있었죠. 전자파 논쟁이 벌어지고, ‘우리가 만만하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지금 현재(18일 오전 11시25분), 무슨 이야기가 올라오나요?
“성주군청 팻말시위 사진이 떴네요. ‘오늘도 고생 많으십니다, 왜 자꾸 외부세력 외부세력 하나요?, 외지인의 소행이라니 말도 안 된다’ 등등의 멘션들이 보여요.”
-일부 언론의 외부 배후설, 징해요.
“이재복 성주 사드 배치 저지 투쟁위원장이 비슷한 말 흘린 모양인데, 끌어내리자는 말이 오가요. 기자들이 ‘외부인 책임 아니냐’고 집요하게 물었겠죠. 카톡방에서 ‘기레기들’이라는 욕이 넘쳐요.”
고경태 신문부문장 k21@hani.co.kr
이슈사드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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