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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나는 역사다] 백화점 붕괴 순간에도 ‘가족보다 돈’

등록 2016-06-28 18:45수정 2016-06-30 14:10

6월29일의 사람, 삼풍백화점 이준 회장(1922~2003)
일러스트 오금택
일러스트 오금택

1995년 6월29일 오후 5시57분 서울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이준 회장은 그곳에 없었다. 건물이 무너질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경영진이 자기들끼리만 달아났기 때문이다. 손님도 제때 대피시키지 않았고 직원도 버려둔 채였다. 이 회장은 심지어 자기 가족도 챙기지 않았다. 백화점 아이스크림 가게의 점주가 사고 당시 매몰되었다가 한참 만에 구조되었는데, 나중에 이 회장의 며느리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백화점이 무너진다는 것은 손님들에게 피해도 가지만 우리 회사의 재산도 망가지는 거야!” 사고 이후 이준 회장이 남긴 말이다. 이러한 황금만능주의가 참사의 원인이었다. 경영진은 매장을 넓힐 생각으로 기둥을 줄였고 설계에도 없던 한 층을 더 올렸다. 결국 백화점은 무너졌고, 사망자 500여명에 부상자 900여명이라는 끔찍한 피해를 냈다.

1995년 7월31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에서 삼풍의 이준 회장(왼쪽)과 이학수 ‘한 건축구조연구소' 대표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5년 7월31일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에서 삼풍의 이준 회장(왼쪽)과 이학수 ‘한 건축구조연구소' 대표가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뒷이야기도 씁쓸하다. 오늘날 사고현장에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꾸준히 어깃장을 놓는 바람에 삼풍백화점 희생자 위령탑을 세울 장소조차 한동안 선정하지 못하였다. (현재 위령탑은 걸어서 한 시간도 넘는 공원의 인적 드문 장소에 있다.) 추모와 기억의 공간을 마련하기에는, 이곳의 땅값이 너무 높았던 걸까.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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