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내년에 여러 금융상품들을 한 바구니에 담아 운용할 수 있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 제도가 도입된다. 또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릴 때 은행이 이전보다 깐깐하게 심사를 한다. 최저임금은 내년 1월1일부터 시간당 6030원(하루 8시간 기준 일급 4만8240원)이 적용된다. 내년에 중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은 6개 학기 중 1개 학기를 ‘자유 학기’로 선택해 보낼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에 달라지는 제도 210건을 담은 ‘2016년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라는 책자를 27일 발간했다.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간추려 소개한다.

경제

금융상품 한 계좌에 ‘만능통장’
저소득층 근로장려금 확대
예적금·대출 정보 통합 누리집

교육·보육

중 ‘1학기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로스쿨 야간과정 첫 신입생 모집
시간제 보육반 230곳 → 380곳

노동·복지

시급 전년도에 비해 450원 찔끔인상
‘아빠의 달’ 육아휴직급여 3개월로
간암고위험군 1년에 2번 무료검사

■ 만능통장 도입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각종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운용하는 개인자산종합관리계좌(ISA)에 가입할 수 있다. 총수익이 200만원 이하일 때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연간 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사업·근로·금융소득이 3500만원 이하인 종합소득자는 수익의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비과세 한도를 넘는 수익에 대해선 이자·배당소득세(15.4%)보다 낮은 9%의 세율로 분리 과세된다.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원이며 가입 뒤 5년을 유지해야 한다. 다만 청년(15~29살)이거나 급여·소득 수준이 일정 기준 이하인 경우는 계좌 의무유지 기간이 3년으로 줄어든다. 근로·사업소득자 외에 농·어민도 가입할 수 있다.

■ 회사 차량 과세 강화 내년부터 ‘무늬만 회사차’를 몰았다가는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다.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회사차 인정 기준이 대폭 강화됐기 때문이다. 감가상각비·임차료·유류비·보험료·수리비 등 회사차 유지 비용이 1000만원이 넘을 땐, 반드시 운행기록을 작성해야 추가 비용처리를 받을 수 있다. 연간 총 주행거리 가운데 업무용 주행거리 비율을 따져 세금을 매기거나 덜어주기 때문이다. 다만 유지 비용이 1000만원을 넘지 않을 땐 전액 비용처리를 받을 수 있다. 법인 명의로 차량을 등록했다면 유지 비용의 크기와 상관 없이 반드시 임직원 전용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해당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세법상 업무용 승용차로 인정받지 못한다. 일반 법인은 내년부터 업무용 승용체 과세 강화 조처가 적용되고, 일반 개인사업자는 한 해 뒤에 적용된다.

■ 근로장려금 확대 저소득층 근로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근로장려금이 확대된다. 올해에는 단독가구의 경우 60살 이상인 경우에만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었으나, 내년에는 단독가구 지급 대상 연령이 50살 이상으로 낮아진다. 나머지 조건은 올해와 동일하다. 주택이 없거나 기준시가 6000만원 이하 주택을 한 채만 소유하고 있어야 하며, 총소득이 13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또 기타 재산 합계액이 1억원 미만이어야 한다. 2017년부터는 단독가구 연령 제한이 10살 더 내려가 40살이 넘는 단독가구는 부대 조건만 충족하면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 요금 한도 초과 고지 확대 내년 6월부터 휴대전화 음성·문자 메시지도 요금 한도를 넘어서면 에스케이(SK)·엘지(LG)·케이티(KT) 등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한도 초과 고지를 받을 수 있다. 현재는 데이터 서비스가 약정 한도를 넘을 때만 고지를 받는다. 또 저소득층은 내년 1월부터 통신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7월 개정된 데 따른 것이다.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휴대전화와 유선전화 요금을 감면받고, 주거·교육급여 수급자는 휴대전화 요금을 감면 받을 수 있다. 특히 교육급여 수급자는 수급자 자격이 없는 가구원도 동일한 요금 감면을 받을 수 있다.

■ 계좌 이동 서비스 확대 현재 페이인포 누리집(payinfo.or.kr)에서만 가능한 계좌 이동 신청을 내년 2월부터 각 은행 영업점과 인터넷뱅킹을 통해서도 할 수 있게 된다. 출금계좌 변경 서비스의 범위도 확대돼 계좌 이동이 더 쉬워진다. 올해 10월 말부터 이동통신비·보험료·카드대금에 대해 출금 계좌 변경이 가능해졌는데, 내년 6월 말부터는 자동납부하는 모든 요금에 대해 출금 계좌를 바꿀 수 있게 된다. 또 내년 2월부터는 자동납부뿐 아니라 자동송금(고객이 스스로 필요에 따라 직접 설정한 입금계좌·이체금액·이체주기 등의 이체 조건에 따른 출금)에 대해서도 계좌 변경서비스를 할 수 있다.

■ 주택담보대출 소득 심사 강화 상환 능력 범위에서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다는 원칙에 따라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3000만원 이상을 빌리려면 소득 자료가 있어야 한다. 주택 구입용 신규 대출이나 담보인정비율(LTV) 또는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넘는 신규 대출의 경우 원리금을 분할상환(거치기간 1년까지만 가능)해야 한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한 ‘상승가능금리’가 적용돼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대출 한도를 유지하려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수도권은 2월1일부터, 비수도권은 5월2일부터 적용된다.

■ 금융상품 통합 비교 공시 은행연합회 등 각 금융 관련 협회 누리집에서 일일이 찾아봐야 했던 금융상품 비교 정보를 내년 1월부터는 금융감독원 누리집에서 비교해 볼 수 있다. 정기예·적금과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 연금저축 등이 대상이다. 또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통장 등을 개설할 수 있는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가 확대된다. 현재 은행권에만 시행되고 있는 이 제도가 내년 1분기 중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확대된다.

■ 적조 피해 어민과 소음 피해 주민 지원 내년부터 태풍이나 적조 같은 재해 피해나 수산 질병과 유류 오염 등 자연적·사회적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업인에게 긴급경영안전자금이 제공된다. 운전자금 용도로 1년에 한해 연 1.8% 금리로 모두 300억원 한도로 지급된다. 또 내년 6월부터 여름철 항공기 소음으로 창문도 열기 어려운 ‘소음 대책 지역’에 냉방시설 가동을 위한 전기료 지원이 확대된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권자에 한해 지원됐으나 앞으로는 일반 주민도 전기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최저임금 시간당 6030원 2016년 1월1일부터 최저임금이 시간급 6030원으로 인상된다. 하루 8시간 기준 일급 4만8240원, 주 40시간 기준 월급(유급주휴 8시간 포함)으로 환산하면 126만270원이다. 달라진 최저임금은 상용직 노동자 뿐만 아니라, 임시·일용직·시간제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고용형태와 국적과 관계없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동거하는 친족 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이나 정신·신체장애로 노동능력이 현저히 낮아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경우엔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3개월차 미만 수습사원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액의 10%를 감액(시급 5427원)할 수 있다.

■ ‘아빠의 달’ 육아휴직급여 3개월로 확대 일·가정 양립 확산 및 남성의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동일자녀 두번째 육아휴직급여(‘아빠의 달’ 육아휴직)를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한다. 동일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순차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번째 육아휴직자의 첫 1개월 육아휴직에 대해서만 통상임금의 100%(최대 150만원)를 지원했으나, 2016년 1월부터는 지급기간을 3개월로 확대해 최대 450만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확대된 동일자녀 육아휴직급여는 2016년 이후 육아휴직을 신청한 노동자만 지급받을 수 있다.

■ 전국 중학교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내년부터 중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은 중학교 6개 학기 가운데 1개 학기를 ‘자유학기’로 보내게 된다. 교육부는 중학교 전반 세 학기(1학년1학기~2학년1학기) 가운데 한 학기를 자유학기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유학기제 시행 계획’을 지난 11월 확정했다. 자유학기는 중간·기말고사와 같은 시험이 없는 학기로, 국·영·수·사·과 등 교과수업 위주로 운영되는 일반학기와 달리 진로 탐색이나 동아리 활동, 예술·체육활동 등 체험과 실습 위주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 로스쿨 야간과정 첫 신입생 모집 아직 구체적인 시행일자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교육부는 2017학년도부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야간 과정을 개설하는 방침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정원 조정 등과 같은 별도의 제도 변경 없이 수업 방식만 변경하는 되는 일이기 때문에 당장 내년도에 2017학년도 첫 신입생 모집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교육부의 전망이다. 2009년 개교한 로스쿨은 그동안 주간 과정만 운영돼 왔으나 최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교육부에 ‘로스쿨 진입장벽 완화 방안’ 가운데 하나로 야간 과정 개설을 제안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 간암 무료검사 1년에 두차례 1월부터 간암고위험군에 대한 국가암검진 주기가 1년에서 6개월로 짧아진다. 이에 따라 간암고위험군인 ‘40살 이상 비(B)형 또는 시(C형) 간염 보균자’는 1년에 여섯달마다 두차례 무료로 간암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진행속도가 빠른 간암의 조기발견을 위한 조처다. 복지부는 내년 초 대상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또 자궁경부암의 검진을 시작하는 나이도 현재 30살에서 20살로 낮춘다. 20대의 자궁경부암 및 상피내암 발생의 증가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만 12살 이하 어린이는 내년 상반기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 시간제 보육반 전국 380곳으로 확대 필요한 시간만큼만 아이를 맡기고 보육료를 지불하는 어린이집 등의 시간제 보육반이 현재 전국 17개 시도 230곳에서 380곳으로 늘어난다. 추가로 150개 반이 문을 여는 것이다. 이에 따라 종일제 어린이집을 이용하지 않는 가정에서 급히 아이를 맡겨야 할 때 좀 더 수월하게 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둘 이상 사업장에서 합해 6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 본인이 희망하면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한 사업장에서 월 60시간 이상 일해야만 사업장 가입자가 될 수 있었다. 사업장 가입자가 되면 연금보험료의 50%는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사용자가 부담해 노동자의 보험료 부담이 줄어든다.

■ 110번에서도 날씨 서비스 국가권익위원회가 운용하는 정부민원콜센터 110번에서도 날씨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상청에서 운영하는 기상콜센터의 기상정보 및 상담서비스 전화번호 131번과 연계해 서비스된다. 또 날씨가 급변하면 알려주는 기상예보 변경 콜백서비스 지역을 4월부터 수도권 전지역으로 확대 운영한다.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과 관광객에게 휴일에도 국내 기상상황을 제공한다. 지금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영어와 중국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세종/김경락 기자, 김수헌 기자 sp96@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