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의원 아들 특채의혹 제기한 김태환 변호사
“‘변호사’→‘법조경력자’로 응모자격 넓혀
불합격자가 수긍을 못하는 상황 벌어져”
“‘변호사’→‘법조경력자’로 응모자격 넓혀
불합격자가 수긍을 못하는 상황 벌어져”
법조인들은 대체로 집단적인 의사표시 등 ‘단체행동’을 꺼린다. 그런데 현직 판사까지 포함해 ‘무려’ 572명이 연서명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김태원(64)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현 판사)의 정부법무공단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집단적인 정보공개 청구를 주도한 김태환(40) 변호사는 18일 <한겨레>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공공기관마저 불투명한 기준으로 채용을 한다면 이를 수긍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채용 과정의 ‘불투명성’이 500명 넘는 법조인들의 공분을 불렀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공공기관에서 특혜 채용 논란이 이는 것 자체가 문제다. 배경이나 인맥 등이 공공기관의 채용으로 연결되는 특혜는 없어야 한다”며 “채용은 합격한 사람보다 불합격한 사람이 수긍하는 제도여야 하는데, 김 판사의 채용 과정은 공고 자체부터 불분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선 채용에서 5년 이상 변호사 경력을 요구했는데, 이번에 ‘법조경력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채용공고가 나오자 법무공단 내부에서도 합격자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고 한다”고 했다. “그 뒤 변호사가 아닌 재판연구원 출신인 김 판사가 합격했고, 나중에야 그가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의혹은 더 짙어졌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특히 500명 넘는 법조인들이 연서명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당시 정부법무공단법에 따라 변호사 정원이 40명이었고, 40번째 변호사를 1명만 채용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한 자리를 법무공단 이사장과 친분이 있는 국회의원 아들이 차지했다는 사실을 많은 변호사들이 부당하게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과 능력은 별개라는 의심도 분노의 원인이었다. 김 변호사는 “김 판사보다 더 스펙이 좋은 사람이 채용에서 떨어졌다는 제보도 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이후의 문제점도 짚었다. 그는 “사법시험만으로 법조인을 뽑을 때는 사법연수원 성적이라는 객관적 지표가 있었고 동기들이 동료의 (사법시험·연수원) 성적을 알아 무리한 채용이 견제됐다. 하지만 로스쿨과 사법연수원은 서로 성적을 알고 비교할 객관적 평가기준이 없어 이같은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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