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양 전 회장 수사 험로 예고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포스코그룹 비자금 수사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조윤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새벽 “횡령과 입찰방해 혐의의 소명 정도, 배임수재의 성립 여부나 범위에 대한 사실적·법률적 다툼의 여지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 전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정 전 부회장에게 베트남 고속도로와 국내 항만 등 각종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로부터 공사대금을 일부 돌려받는 등의 방식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횡령·배임수재·입찰방해)를 두고 수사를 해왔다. 앞서 검찰은 전·현직 임원 8명과 하청업체 관계자 등 2명 등 모두 10명을 구속하면서 정 전 부회장을 압박해왔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의 ‘책임자’로 지목돼온 정 전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정 전 부회장을 거쳐 정준양(67) 전 포스코 회장으로 비자금 수사를 확대하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부회장은 포스코건설 전·현직 임원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상황에서도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특성상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이 많고, 입을 여는 순간 모든 걸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진술 확보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수사가 ‘정점’을 향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검찰은 포스코건설의 베트남 공사 하청업체 선정 등에 개입해 20여억원을 횡령한 컨설팅업체 대표 장아무개(64)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정 전 회장이 개입된 사실 등을 일부 확인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또 포스코플랜텍(옛 성진지오텍)의 이란 공사대금 65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전정도(56) 세화엠피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조만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전 대표는 두 차례 소환돼 이란 공사대금 횡령뿐 아니라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자신이 경영하던 성진지오텍을 포스코에 고가에 매각한 부분과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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