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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완구·홍준표 ‘다이어리’ 확보…‘돈 전달 시점’ 행적 추적

등록 2015-04-29 19:56수정 2015-04-29 21:32

성완종 리스트 파문

검찰, 이·홍 ‘일정담당’ 비서 소환
‘1억 전달’ 윤씨 수사협조 약속 등
홍 지사 수사 서두를 이유 없어져
이 전 총리 먼저 부를 듯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9일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일정담당 비서 1명씩을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은 이들한테서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동선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불법자금이 전달됐다는 시점의 행적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이르면 다음주에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별수사팀에 소환된 이 전 총리의 비서 노아무개씨와 홍 지사의 비서 윤아무개씨는 각각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이 담긴 다이어리 등 기록물을 수사팀에 제출했다. 이 전 총리는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를 찾은 성 전 회장한테서 3000만원이 담긴 음료수 상자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홍 지사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던 2011년 6월께 성 전 회장의 측근인 윤아무개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수사팀은 비서들이 제출한 자료와 진술, 이들의 통화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를 면밀히 대조하며 행적을 재구성하고 있다.

수사팀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소환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의 동선 기록을 복원하고, 불법금품이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현장 상황도 상당 부분 확인했다고 한다. 또 ‘2011년 6월 의원회관’에서 홍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한 윤 전 부사장을 최근 검찰청으로 불러 조사했다. 수사팀은 ‘2013년 4월4일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을 목격한 직원과 비서진 등도 소환해 진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이 이날 두 정치인의 비서를 동시에 소환 조사한 것은 매우 신중한 수사 행보로 읽힌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의 혐의가 무거운지, 첫 소환대상이 누구인지 등을 노출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이 두 사람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이면서 첫 소환자를 정해야 하는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전 총리가 첫 소환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이런 수사는 국민의 성원을 받으면서 갈 수밖에 없다. 지금 검찰이 박수를 받기 위해 누구를 소환하겠나. 결국 첫 소환 대상은 이 전 총리일 것”이라고 했다. 스스로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국무총리를 첫 소환자로 하는 편이 모양새가 좋다는 것이다.

수사 여건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홍 지사의 경우 1억원 전달자인 윤아무개 경남기업 부사장이 이미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어 소환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리스트 6인에 대한 수사는 성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홍 지사를 맨 먼저 부르게 되면 특별수사팀이 손에 쥔 카드가 거의 없게 된다.

특별수사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국민의 눈이 온통 집중돼 있고 특검까지 대기하고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팀 입장에서는 압수수색부터 조사 순서까지 완결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수사팀이 대의명분을 쥐기 위해서라도 이 전 총리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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