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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 “망망대해에 돛 하나 달고 등대 찾는 심정”

등록 2015-04-19 18:57수정 2015-04-19 23:12

검찰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검찰의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경남기업 PC 파일 삭제 흔적에…CCTV 군데군데 비어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이 19일로 수사 개시 일주일째를 맞았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던 중 일부 컴퓨터 파일이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경남기업 쪽의 조직적 증거 인멸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던 수사팀 행보에 악재가 더해진 것이다.

특별수사팀이 수사 초기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는 점은 예상됐던 일이다. 리스트에 오른 8명 가운데 그나마 불법자금 전달 정황이 구체화된 것은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국무총리뿐이다. 나머지 6명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은 액수만,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액수와 어렴풋한 시기·명목만 제시된 상태다. 이 총리의 경우도 돈 전달 상황은 아직 주변인 목격담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사에 관여하지는 않고 있지만 특별수사 경험이 풍부한 검찰 관계자는 “공소제기 뒤 유죄를 입증하려면 직접 돈을 전달한 공여자의 진술이 필수적이다. 현재로서는 기소가 가능해 보이는 것은 그나마 공여자가 살아있는 홍 지사 정도가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이 기대를 걸었던 ‘비밀 장부’의 존재 여부도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 측근들에 대한 대대적 압수수색에 나서기 하루 전인 14일 성 전 회장을 수행해온 이아무개 비서실장에게 비밀 장부가 있는지 물었지만, 그는 “별도 리스트나 비밀 비자금 장부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일부 증거인멸 정황이 더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숨진 뒤 압수수색한 경남기업 내부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서 각종 문서 파일이 삭제된 흔적을 찾았다고 했다. 경남기업 내부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군데군데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2차 압수수색을 앞두고 누군가가 자료를 빼돌렸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수사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팀은 불법자금이 전달된 것으로 지목된 특정 시간대와 상황을 재현·복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의 차량 하이패스에 담겨 있는 톨게이트 통과 기록과 내비게이션 검색 정보 등을 통해 그의 동선 파악에 나섰다. 소환 대상자들을 추궁할 정황증거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이 사건은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복원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수사 방법을 동원함에 있어 색다른 방법,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그런 방법들을 짜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통상의 수사 범위를 벗어나는 방법도 동원해 진상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수사팀은 앞서 “귀인”(제보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17일 “망망대해에 돛 하나 달고 등대를 찾는 심정”이라며 “정성을 다하다 보면 귀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19일에도 “대한민국에 귀인들이 많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애초 손에 쥔 게 전혀 없이 사실상 공개수사를 하게 된 특별수사팀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단편적 정황을 끌어모아 모자이크를 맞추고 이를 바탕으로 관련자 진술을 받아내는 방식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는 “여론이 수사를 뒷받침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제보가 몰린다면 의외로 수사가 급진전될 수도 있다”고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관련영상] 이완구와 홍준표, 검찰의 선택은? / 법조예능-불타는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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