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성완종 리스트’에 박근혜정부 비서실장 3명·총리까지

등록 2015-04-10 19:55수정 2015-04-10 22:26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융자금 사기대출과 횡령 혐의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검찰이 자신에게 적용한 융자금 사기대출과 횡령 혐의를 부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성 전 회장 옷 주머니서
정권실세 8명 적힌 메모

김기춘엔 ‘10만 달러’ 와
‘2006년 9월 26일’ 날짜 명시

당사자들은 “그런일 없다”
자원개발 비리 수사를 받다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김기춘·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박근혜 정부 실세들에게 억대 금품을 건넸다는 내용이 적힌 메모가 10일 공개됐다. 성 전 회장의 옷에서 나온 이 메모는 전 정권 인사로 분류돼 억울하게 보복 수사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던 그가 항변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에 언급된 인사들은 의혹을 부인했으나, 검찰은 메모의 필적 감정을 의뢰하는 등 사실관계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윤수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1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어제저녁 서울 강남 삼성병원에서 성 전 회장을 검시하는 과정에서 고인의 옷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한장 발견했다”며 “메모지에는 대여섯명의 이름과 액수가, 나머지는 이름만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메모지에 적힌 글자(숫자 포함) 수는 55자이고,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언론 인터뷰에서 돈을 건넸다고 밝힌 두 사람(김기춘·허태열)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검찰과 경찰에 두루 확인한 결과,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10만달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7억원, 유정복 인천시장 3억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2억원, 홍준표 경남도지사 1억원, 부산시장 2억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완구 국무총리는 금액 없이 이름만, 김기춘 전 실장의 이름과 액수 옆에는 ‘2006년 9월26일 독일’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인 지난 9일 새벽 <경향신문>과 한 통화에서 김기춘·허태열 전 실장에게 메모에 적힌 것과 같은 액수의 금품을 건넸다고 말한 육성 녹음파일도 이날 공개됐다. 이 파일을 들어보면 성 전 회장은 김 전 실장이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해 벨기에와 독일을 방문했던 2006년 9월께 10만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직접 전달했으며,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던 2007년에는 서울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허태열 전 실장(당시 의원)에게 현금 7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이날 공개된 메모가 여권 실력자들에게 건넨 ‘정치자금(또는 뇌물) 리스트’라는 추정에 무게를 실어준다.

검찰은 메모지의 필적을 감정해 성 전 회장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장례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유족과 경남기업 쪽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향신문 쪽에도 전체 통화 녹음파일 제출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8명은 모두 금품수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저는 성완종씨로부터 단 한푼의 돈도 받은 적이 없다.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허태열 전 실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병기 비서실장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고인이) 최근 경남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보도되기 시작했을 즈음 결백을 호소하며 검찰 조사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요구해왔다”며 “(그에게)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임하고 더 연락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는데, 부탁을 거절당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완구 총리도 해명자료를 내어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1원 한푼 받은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부인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성 회장이 금품을 건넬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했고, 홍문종 의원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노현웅 석진환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머스크가 칭찬한 ‘사격’ 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에 발탁 1.

머스크가 칭찬한 ‘사격’ 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에 발탁

‘여자배구 전설’ 조혜정 별세…“배구야, 널 만나 행복했어” 2.

‘여자배구 전설’ 조혜정 별세…“배구야, 널 만나 행복했어”

‘빈집’ 공수처…윤, 신규 검사 임명 ‘뭉개기’로 수사 마비 3.

‘빈집’ 공수처…윤, 신규 검사 임명 ‘뭉개기’로 수사 마비

흑백요리사 ‘비빔대왕’ 불법영업 고백…“목구멍이 포도청이라” 4.

흑백요리사 ‘비빔대왕’ 불법영업 고백…“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태풍 피했지만 다음주 ‘기온 0도’…250㎜ 강한 비, 추위 데려온다 5.

태풍 피했지만 다음주 ‘기온 0도’…250㎜ 강한 비, 추위 데려온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