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예능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보다 새로운 재미로 즐거움을 주는 인물들이 많습니다. <디지털 한겨레>는 ‘개콘보다 새로운 뉴스’를 선보입니다. 퍽퍽한 삶 속에서 큰 웃음을 주고 탄식을 안기는 그들을 만나보세요.
집을 사야 하나, 세를 살아야 하나. 영원한 난제에 기상청이 용감한 조언을 내놨습니다. 여러분, 집값이 폭락한다고 합니다!
기상청은 매일 오전 5시·11시, 오후 5시·11시 이렇게 하루 네 번 오늘·내일·모레 날씨를 예상해 발표합니다. 7일 오후 5시에도 어김없이 예보문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오늘(7일)’ 예보문에 낯선 문구가 등장합니다.
“집값 폭락한다는데,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기획재정부도, 국토교통부도 아니고 환경부 외청인 기상청이 집값 폭락을 예고한 겁니다. 기상이변이 일어나 집값이 폭락한다는 뜻일까요? “미래를 준비하고 국민행복을 완성하는 기상기후 복지 실현”이 기관의 목표라고 하더니 드디어 부동산 예측 분야에까지 진출한 걸까요?
그런데 불과 몇 분만에 이 문구는 사라집니다. 기상청 대변인에게 물어봤습니다. “통보문을 작성한 통보관의 단순 실수였어요. 오류를 발견하고 4~5분 만에 수정했는데 그 사이에 노출된 것 같아요.”
강원 산간 지역 등에 눈이 쌓여 도로가 미끄러울 수 있으니 교통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취지의 문장을 쓰다가 실수로 ‘집값 폭락’이란 문구가 끼어든 거라고 하네요. 그런데 예보가 틀릴 때마다 ‘구라청’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써야 했던 기상청이 이번 예보만큼은 적중시키는 것 아닐까요?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그래픽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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