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서울중앙지검 2차장 검사가 지난 6월14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기 직전 안경테를 만지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디시인사이드 탈퇴하면서 글도 지워져
진선미 민주당 의원 “명백한 증거 인멸”
진선미 민주당 의원 “명백한 증거 인멸”
국가정보원 관련 아이디 ‘좌익효수’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써온 5·18 민주화운동과 호남지역 등에 대한 폄하·모욕 글이 모두 삭제됐다. 대선 여론 조작 및 정치 개입에 나선 국정원 관련자라는 의심을 받아온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 아니라는 국정원의 해명이 나온 뒤, 해당 커뮤니티를 탈퇴하면서 글도 지워진 것이다.
좌익효수의 인터넷 활동을 분석해 온 진선미 민주당 의원실은 24일 “지난주 좌익효수가 디시인사이드에서 탈퇴해 모든 게시글과 댓글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다. 명백한 증거 인멸이다”라고 밝혔다. 디시인사이드는 탈퇴와 동시에 회원 블로그(갤로그)에 있는 글이 자동 삭제된다. 좌익효수가 쓴 16개 게시글과 3451개의 댓글이 블로그에서 모두 지워졌다.
좌익효수는 디시인사이드에서 호남지역을 모욕하는 글을 작성해 통합진보당 광주시당으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좌익효수는 “절라디언들 XXXX들 전부 씨족을 멸해야 한다”, “북괴 괴뢰인민군들의 고도 심리전에 넘어간 XX집단 광주인들” 등 호남지역을 맹목적으로 증오하는 글을 써왔다.
좌익효수가 작성한 글은 검찰이 지난 6월 발표한 ‘국정원 대선 여론 조작 및 정치 개입 사건 범죄 일람표’에 포함돼 있다. 좌익효수가 대선과 정치 개입에 나선 국정원 관련자라는 뜻이다.
그러나 국정원은 지난 5일 “(좌익효수는) 국정원 직원이 아닌 것이 확인됐다. ‘좌익효수 아이디 사용자는 국정원 직원’이라는 거짓 내용을 유포한 이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했다. 좌익효수는 국정원의 이런 발표가 나온 직후 디시인사이드를 탈퇴하며 글까지 지운 것이다. 역시 범죄일람표에 나온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이디 ‘leese***’도 지난달 29~30일 게시글 130개 중 127개를 삭제했다.
국정원은 아직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 관계자는 “해당 아이디를 국정원 직원이 사용했는지만 확인이 가능할 뿐인데 좌익효수가 국정원 직원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협조자에 대해서는 언급할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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