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다카키 마사오의 한국 이름은’ 피켓 들었다고 수갑

등록 2012-12-16 14:54수정 2012-12-16 21:56

경찰, 선거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강제연행
시민단체 “선관위 판단 없이 과잉대응” 비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 강점기에 창씨개명한 이름인 ‘다카키 마사오’가 적힌 팻말을 든 20대 남성이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연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는데도 경찰이 강제연행한 것은 과잉대응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15일 밤 9시35분께 둔산동 ㄱ백화점 근처에서 팻말을 들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김아무개(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당시 김씨는 ‘일본 천황에게 혈서로 충성 맹세! 독립군 토벌한 만주국 장교! 다카키 마사오 그의 한국 이름은?’이라고 쓰인 팻말을 30분 남짓 들고 있었다.

경찰은 같은날 오전에도 비슷한 신고를 받은 뒤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선거법에 위반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김씨를 연행했다고 밝혔다. 둔산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김씨가 선거운동원이 아닌데다 방법도 법에 저촉된다고 판단해 불구속 입건했다. 팻말 내용을 문제 삼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현장에서 김씨가 신원 확인을 거부하고 저항해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고 수갑을 채워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를 마친 뒤 다음날 새벽 2시께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씨를 수갑까지 채워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과잉대응 아니냐는 비판이 인터넷에 오르내리자, 이날 대전지방경찰청 누리집(djpolice.go.kr)에 ‘사실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유권해석 등을 참고하여 피의자를 검거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전시선관위 조사과 관계자는 “15일 오전 경찰이 전화로 문의를 해왔다. 선거법 해당 조항을 설명해주고 선관위에서는 이런 경우 현장에서 시정 조처한다고 말해줬다. 김씨의 법 위반 여부는 구체적인 행위 내용을 자세히 보고 조사를 해봐야 하는 문제다”라고 말했다.

공직선거법(90조)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이나,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성명·사진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현수막·간판 등의 설치·게시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돼 있다.

김씨는 선거법을 위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0년 대전지역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영향을 끼치거나 특정 후보를 비하할 의도는 없었으며, 조직적이 아닌 자발적으로 한 것이다. 유권자들이 팻말에 적힌 사실을 알고 투표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다. 합법적인 틀에서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인 ‘투표권 보장 대전 공동행동’은 성명서를 내어 “선관위의 법규 해석 혹은 유권해석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권을 무시한 채 수갑을 채워 강제연행한 것은 분명히 과잉대응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새누리 김무성 “투표 포기가 우리 전략” 발언 파문
한겨레 기자, 두시간만에 ‘박사모 사이버 전사’로 거듭나다
월급 많은 여성이 둘째도 더 낳는다
박근혜쪽 온라인 여론조작 왜하나 봤더니…
표창원 “문재인-안철수, 종북도 좌빨도 아니다” 글남기고 사의
‘다카키 마사오의 한국 이름은’ 피켓 들었다고 수갑
박근혜, 여야 참여 ‘국가지도자 연석회의’ 제안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총 쏴서라도” “체포 지시” 검찰 진술 장성들, 윤석열 앞에서 ‘딴소리’ 1.

“총 쏴서라도” “체포 지시” 검찰 진술 장성들, 윤석열 앞에서 ‘딴소리’

[속보] 윤석열 “선관위 군 투입, 내가 김용현에게 지시” 2.

[속보] 윤석열 “선관위 군 투입, 내가 김용현에게 지시”

“구준엽 통곡에 가슴 찢어져”…눈감은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 3.

“구준엽 통곡에 가슴 찢어져”…눈감은 아내에게 마지막 인사

‘체포 명단 폭로’ 홍장원 인사에 윤석열 고개 ‘홱’…증언엔 ‘피식’ 4.

‘체포 명단 폭로’ 홍장원 인사에 윤석열 고개 ‘홱’…증언엔 ‘피식’

전한길과 정반대…한국사 스타 강사 강민성 “부끄럽다” 5.

전한길과 정반대…한국사 스타 강사 강민성 “부끄럽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