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4일 선관위 주최의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979년 10·26 사건 직후 전두환 당시 합동수사본부장으로부터 6억원을 받은 사실이 거론되면서, 홍준표 새누리당 경남지사 보궐선거 후보가 과거에 이 돈을 ‘조의금’이라 표현한 사실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박 후보 스스로 TV토론에서 “당시 아버지도 흉탄에 돌아가시고 나서 어린 동생들과 살 길이 막막한 상황에서 ‘아무 문제 없으니 배려하는 차원에서 해주겠다’ 할 때 경황 없는 상황에서 받았다”며 “나중에 사회에 환원할 것이다”라고 답변해, 떳떳지 않은 돈임을 시인한 상황에서 김성주 새누리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에 이어 홍 후보의 발언이 ‘6억원’을 거듭해서 인터넷의 화제로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6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박 후보가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원을 “소년·소녀 가장이 받은 하나의 아파트”라고 과잉 방어를 해 논란을 불렀다.

홍준표 후보는 2007년 7월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유세에서 박 후보가 박 전 대통령 사망 뒤 받은 6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냈느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의금 받아 세금 내는 사람 봤느냐? 남자들이 그렇게 추접하게 하느냐”고 말했다.

홍 후보의 당시 발언이 트위터 등에서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홍 후보를 비난하고 있다. @kdam***는 “조의금으로 아파트 30채 값을 받은거야?”라며 황당해 했고, @hang***은 “조의금은 자기돈으로 줘야지. 청와대 비밀금고에서 빼서 주는 경우가?”라고 반문했다.

권영길 경남지사 야권단일후보는 즉각 공격에 나섰다. 권 후보 쪽은 6일 논평을 내어 “박근혜 후보마저 텔레비전 토론에서 사회환원을 약속한 6억원이 ‘조의금’이라니 의아할 따름이고 ‘서민도지사’를 표방한 홍 후보가 강남아파트 30채 값에 육박하는 돈을 ‘조의금’으로 여긴다니, ‘서민도지사’ 타이틀은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1979년 당시 은마아파트 31평형 아파트 1채 값은 약 2108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1979년에 6억원으로는 31평형짜리 은마아파트를 총 29채를 살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자 각종 게시판과 트위터 등에서는 1979년 분양 당시 평당 68만원으로 표기된 분양광고물이 캡처(사진)되어서 유통되고 있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