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정책 고려해 투표하세요” 환경단체 그린피스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선거 참여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초록색 공으로 채워진 ‘녹색투표(Vote Green)’ 조형물을 광장에 설치한 뒤 새 형상을 이용해 만든 선거도장 무늬를 손바닥에 그려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대선 당일에도 ‘정상영업’
오전부터 일하는 판매직들
사실상 투표권 행사 ‘불가능’
“제3자가 고발하도록 해야” 지적
오전부터 일하는 판매직들
사실상 투표권 행사 ‘불가능’
“제3자가 고발하도록 해야” 지적
전국의 주요 백화점들은 오는 12월19일 대통령 선거일에도 정상영업을 할 예정이다. 백화점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 반부터 저녁 8시까지다. 하지만 판매직원들은 오전 8시30분까지 출근해 밤 9시가 넘어서 퇴근한다. 지난 4월 총선 때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에서 일했던 ㄱ씨는 “회사 쪽은 새벽에 투표하고 출근하라고 하지만, 아이들 뒷바라지를 하다 보면 투표는 어림도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교대근무도 하지 않기 때문에 유통업체 중에서도 투표권을 행사하기가 가장 어려운 곳으로 꼽힌다.
대형마트들도 대선 날 정상영업을 할 계획이다. 대형마트는 교대근무를 한다지만, 아침 근무조는 역시 투표하기가 어렵다. 경기도에 있는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일하는 ㅂ씨는 “대형마트는 3개의 근무조로 나뉘어 일한다. 특히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하는 사람들이 전체의 3분의 1 정도 되고, 이들은 출퇴근 시간을 감안하면 투표권을 행사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일하는 ㄱ씨는 “지난 5년간 마트에서 일하면서 투표를 할 수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면세점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일하는 ㄱ씨는 “공항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대개 출퇴근하는 데 1~2시간 이상 걸리는 곳에 거주한다. 3개의 근무조 가운데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는 사람들은 투표권 행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면세점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담아 전국민간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과 투표권보장공동행동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선거 당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는 대표적인 노동자다. 특히 아이가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대부분인데, 보육시설이나 학교에 아이를 보낼 준비를 하다 보면 출근 전에 투표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종 연맹 정책실장은 “점포당 2000여명이 일하는 백화점이 전국에 90여개, 점포당 500여명이 일하는 대형마트가 470여개에 달한다. 면세점 15곳까지 합치면 대형 유통업체에서 일하는 판매직 노동자들은 모두 4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오전부터 일하는 10만~20만명은 투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헌법에 보장된 투표권을 보장받기 위해 대형 유통업체 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현행 근로기준법을 보면, 투표권을 보장하지 않는 기업을 처벌하려면 노동자 자신이 직접 사업주를 고발해야 한다. 우문숙 투표권보장공동행동 상황실장은 “상대적 약자인 직원이 회사를 고발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호텔롯데, 신라호텔, 동화면세점 등은 ‘출근 이전 시간에 투표가 가능하다’며 그동안 대선·총선·지방선거일에도 정상영업을 해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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