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엄마를 위해 만든 감동적인 케이크, 한입 드릴까요?
[토요판] 가족관계 증명서
민경아, 형준아! 놀랐지?
너희들이 나를 기쁘게 해준 것처럼 나도 너희들에게 이렇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어.
엄마에게 휴가를 줘서 몸이 불편하신 외할머니도 보고, 옆에서 시중들어주시는 외할아버지도 만나서 무척 좋았어. 원래는 토요일에 갔다가 다음날 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힘들게 내려갔는데 한 일주일 있다 오라고 하더구나. 처음엔 너희들 학교도 가야 하는데 안 된다고 펄쩍 뛰었지만 자립심도 키우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4박5일이나 있게 됐지.
형준이가 어렸을 때 “외할머니 집은 왜 이렇게 늙었어?”라고 했는데 그 ‘늙은 집’이 엄마에게 지난 35년 추억을 선물해주더구나. 어릴 적 앉아 있던 옥상 계단에서 달도 보고, 처마의 제비집을 보니 그 옛날 구해줬던 제비 새끼도 기억났지. 정말 휴가답게 보내고 내 생일 3일 전에 집에 돌아왔어.
너희들은 “아빠가 교대로 밥을 하게 하고 학교 가기 전에 청소까지 시켰다”며 나에게 일렀지. “엄마가 있어도 그러면 안 될까?” 했더니 “청소가 혼자 하기에는 힘든 일이니 우리 방은 우리가 하겠다”고 기특한 말도 하더구나. 아빠의 스파르타식 교육이 너희에게는 필요한 것 같은데….(고개 젓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네~.)
가족회의 칭찬통을 나보고 찾아오래서 내 칭찬을 잔뜩 해놨나 기대하며 가져왔어. 거실에서는 회의를 위해 민경이가 초에 불을 붙이고 있더구나. 다칠까봐 지켜보는 바람에 주변에 다른 건 보이지도 않았어.
“엄마, 이거 안 보여?” 순간 무언가 보이는데 뭔지도 모르겠고 머릿속이 하얗게 되더구나. 너무 기쁘면 먹먹해지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을 그날 처음 실감했단다. 너희가 얘기해줘서 비로소 생크림으로 ‘엄마’라고 쓰여 있다는 걸 알았을 정도였으니까.
“우리 애들이 다 컸더라. 당신 오면 놀래준다고 오늘 새벽에 만든 거야. 형준이가 기획하고 민경이가 비닐로 짤주머니 만들어서 글씨도 썼어.” 아침잠이 많아 지각도 하는 너희들이 새벽에 일어나 밥도 해먹고 나를 위해 케이크도 만들었다니…. ‘내가 이런 애들에게 잔소리하고 야단치고 한 거야?’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 이런 너희가 내 딸, 아들이어서 정말 좋다. 많이 사랑하고 고맙다. 근데, 청소는 언제쯤 할 거니?
청소 안 하는 너희들도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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