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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선 못밝힌 불법사찰 재수사
“최선다한 수사” 주장 무색
조사소홀했던 흔적 드러나
“최선다한 수사” 주장 무색
조사소홀했던 흔적 드러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 재수사에선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등 5명이 추가로 기소됐다. 2010년 1차 수사에선 공개되지 않았던 불법사찰 사실이 더 드러났고, 사찰 증거의 인멸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재수사 역시 부실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지만, 그나마 이를 통해 1차 수사의 부실이 확인됨에 따라 당시 수사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검찰 재수사팀은, 1차 수사 당시 이영호 전 청와대 비서관과 최종석 전 행정관이 총리실의 검찰 수사의뢰 이틀 뒤인 2010년 7월7일 차명폰으로 지원관실 컴퓨터의 디가우징(강한 자성으로 하드디스크 훼손)을 지시해 불법사찰의 자료를 완전히 없앴다고 밝혔다. 1차 수사팀의 압수수색은 7월9일에야 있었다. “짧은 시간에 최대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는 1차 수사팀의 주장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1차 수사팀은 증거인멸의 주범으로 이 전 비서관과 최 전 행정관 대신, ‘하수인’격인 진경락 전 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구속하는 데 그쳤다.
1차 수사팀은 재수사가 본격화한 지난 4월초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면서까지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주장했지만, 드러난 사실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당사자들이 진술하지 않아 혐의를 밝힐 수 없었다”(신경식 당시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주장과 달리, 당시 수사팀이 주요 관련자에 대한 조사를 소홀히 한 흔적은 여럿이다. 이영호 전 비서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2010년 8월6일 참고인 조사에선 검찰이 증거인멸에 대해 한마디도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시 수사팀은 6시간 동안의 짧은 조사에서 왜 총리실 직원을 만났느냐는 점만 집중 추궁했다고 한다. 최종석 전 행정관의 검찰 소환과 청와대 컴퓨터 로그기록 확보도 당시 중앙지검 지휘부가 막아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에, 잇따른 폭로 뒤에 벌어진 검찰 재수사에선 증거인멸의 구체적 과정 등이 확인됐다. 검찰은 1차 수사 당시 외부의 압력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지만 관련자들이 모두 부인했다고 밝혔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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