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메릴랜드주 컬리지파크의 메릴랜드대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의 이사장 법륜 스님(오른쪽)과 개그맨 김제동씨가 방청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웃고 있다.
메릴랜드대학서 ’청춘콘서트’
최근 ‘민간인 사찰’ 대상자 중 한 명으로 확인된 개그맨 김제동(38)씨는 5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열린 ‘청춘콘서트’에서 한국 정치에 대해 거침없이 풍자하며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방청객과의 질의응답 등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콘서트에서 김씨는 “아무리 내가 누군가를 사랑해서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도 그 사람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았다면 폭력”이라며 ‘사찰’ 문제를 피해 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투표해야 한다. 투표해야 욕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대표적인 4~5년제 비정규직이란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며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를 촉구했다. 그는 또 왕자가 나타난 뒤 난쟁이들을 버리고 달아난 백설공주를, 표 받은 뒤 공천권자에게 달려가는 정치인들에 비유하며 “달려가는 백설공주 뒤통수에 대고 돌 던져야 한다. 그게 투표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와 함께 무대에 선 대북 인권단체 ‘좋은벗들’의 이사장 법륜 스님도 “우리에게 주어진 무기는 투표밖에 없다”며 “평화와 통일, 양극화 완화, 지속적 발전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생각해서 투표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또 일각에서 자신을 ‘좌파 개그맨’으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등록금 비싸다’, ‘부자나 가난한 집 아이나 똑같이 밥 먹도록 하자’, ‘북한 어린이들한테 분유 보내자’고 하니 ‘좌파, 빨갱이’라고 한다”며 “자기들의 기득권과 맞지 않으면 ‘종북좌파’라고 하는데 그게 몇년도 것인데 아직도 써먹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새누리당 이상득 의원의 ‘장롱 현금 파문’을 빗대 “요즘은 정치인들이 너무 웃겨 코미디언으로서 자괴감을 느낀다. 어느 국회의원이 장롱에 현금 7억원이 있었는데 ‘몰랐다’고 한다. 장롱에 현금이 있으면, 옷은 금고에 있나”라고 익살을 떨었다. 900여명이 들어찬 방청석에선 김씨의 풍자와 유머에 2시간 내내 폭소가 터졌다.
법륜 스님과 김제동씨는 이날 메릴랜드대학을 시작으로 워싱턴,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청춘콘서트 미국편을 진행한다.
칼리지파크(메릴랜드주)/글·사진 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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