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공지영 전화통화 내용 밝혀
“누군가 무대 위 발언 감시한다는 생각에
몇 년 전부터 무대 올라가는 게 공포스러워”
“누군가 무대 위 발언 감시한다는 생각에
몇 년 전부터 무대 올라가는 게 공포스러워”
소설가 공지영(사진)씨는 방송인 김제동씨가 2010년 5월께 국가정보원 직원이 찾아온 뒤부터 사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대에 서는 걸 겁냈다고 말했다. 공씨는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제동씨는 누군가 자신의 무대 위 발언을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무대에 오르는 걸 무서워했으며 밤에도 약이 없이는 잠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씨는 “김제동씨가 몇 년 전부터 무대 공포증을 토로하길래 대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아마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 사회 때문에 국가정보원 직원이 찾아왔던 무렵부터인 것 같다”며 “어제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비로소 ‘말 한번 잘못 하면 끝장이다 싶은 공포 때문이었다’고 고백하더라”고 전했다.
공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제동 몇 년 전부터 무대 올라가는 게 공포스럽다고 하더군요. (…) 어제 그게 실은 누군가 날 감시하고 있다는 공포 때문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혹시라도 말실수해서 끌려갈까봐. 김제동 약 없이는 잠들지 못합니다”라며 “김제동, ‘혼자 대구서 보따리 싸 가지고 올라와 얼결에 성공한 촌놈’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맘이 찢어집니다”라고 밝혔다.
공씨의 트위터 발언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연예인의 언행까지도 감시·사찰한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공씨는 “독재 정권과 직간접적으로 싸운 경험이 있는 나와 우리 세대 친구들이라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누군가에게 의논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테지만, 스스로 ‘대구 촌놈’이라 말하는 김제동씨로서는 그럴 수도 없어서 더 힘들고 무서웠을 것”이라며 “게다가 그야말로 말 한마디로 천국과 지옥을 오갈 수도 있는 연예인이라서 어려움이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오늘 이웃에 사는 김제동씨를 집으로 불러 점심을 같이 먹었다”고 소개하고 “그를 응원하는 트윗 친구들의 메시지를 보여주니까 한결 밝은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제동씨는 자신이 사찰 때문에 별로 피해 본 것도 없고 이것 때문에 다시 구설수에 오르기도 싫다고 했지만, 이보다 더 큰 피해가 어디 있겠는가”라며 “온 국민이 알아서 지켜줄 테니까 걱정 말라고 격려해 주었다”고 말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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