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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교사 주도로 가해·피해 증거 확보…학부모 협조 이끌어 문제 해결해야”

등록 2012-01-12 20:55수정 2012-01-12 22:15

조정실 대표가 말하는 ‘학교폭력 대처법’
진술서·설문조사도 필요
가해학생 꼭 응당한 처벌
“학교폭력을 해결하려면 교사가 주도권을 갖고, 학부모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12일 서울 강서교육지원청이 연 ‘신규 임용교사 연수’에서 강사로 나선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해 봄 교단에 첫발을 디딘 새내기 초등학교 교사 35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대처 요령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조 대표는 동전을 낚싯줄에 매달아 다른 사람의 목구멍에 넣었다 뺐다 하는 가학행위, 기절 직전까지 목을 조르는 기절게임, 돌아가면서 왕따를 시키는 왕따놀이 등 아이들의 폭력 실태를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복도에서 애들끼리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하면 장난이라고 해도 단호하게 금지시켜야 합니다. 또 수업시간에 교사가 질문을 하면 특정 아이에게 대답을 떠넘기고 그 아이가 대답하면 비웃는 경우, 급식실에서 또래 옆에 못 앉게 막는 경우는 왕따를 의심해야 합니다.”

조 대표는 왕따나 괴롭힘을 발견하더라도 우선은 아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간접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곧바로 단짝 친구한테 물으면 안 됩니다. 요즘 애들은 잘 노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이 형성돼요. 믿기 어렵겠지만 친하다는 아이도 범인이 될 수 있어요.”

그는 폭력 발생 뒤 며칠만 지나도 왜곡된 형태로 소문이 퍼지기 때문에 폭력 발생 당일 사실 확인을 하고 증거자료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부분의 가해 학생 부모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가해 부모를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도 이 과정은 꼭 필요하다. 사실 확인을 할 때는 우선 피해 학생을 안정시킨 뒤 진술서를 쓰게 해야 한다. 또 가해 학생을 격리시킨 뒤 반 아이들에게도 설문조사를 해야 한다고 조 대표는 설명했다. “쓸 말이 없는 학생은 교과서를 베껴 쓰도록 해서 모두가 뭐라도 쓰게 하면, 다른 아이들에게 들킬까봐 사실대로 못 쓰는 것을 막을 수 있어요.”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
조정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대표
조 대표는 학교폭력은 절대 부모끼리 해결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럴 경우 대부분 싸움이 벌어지고 소송으로 번지는데, 이는 피해·가해 학생 모두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교사가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고 부모들이 협조하게 만들라고 주문했다. “피해 부모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가해 부모에게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아이들 처벌이 잘 안 된다는 걸 믿고 ‘법대로 하라’는 식으로 버티는 부모가 있는데, 10살부터는 소년원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리세요. 가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벌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아이도 나중에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그게 가해 학생을 위하는 길입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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