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하는 비보이’ 신대관(29·예명 웨이크업)씨
[한겨레 23돌] 행복 365
채식으로 행복하다|비보이 신대관씨
허약체질 탓 부상 등 골병
식이요법 2년만에 거뜬히
“예전에 못보던 것 보게돼” ‘채식하는 비보이’ 신대관(29·예명 웨이크업)씨는 세계 최정상의 비보이팀 ‘맥시멈크루’의 멤버다. 12년 전부터 비보잉을 해온 내로라하는 춤꾼으로 세계대회 우승만 5번을 했다. 한 팔로 온몸을 버티고(프리징), 머리를 땅에 대고 돌고(헤드스핀), 힘을 줘 자세를 정지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몸과 마음의 기운을 겨루는 등 힘과 기술이 모두 필요한 비보잉을 하면서 육류를 먹지 않는다니, 처음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저도 예전에 고기 많이 먹었죠. 2년 전에 채식을 처음 하면서 저도 힘이 빠지나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큰 근육이 섬세한 근육으로 바뀌고 체력도 좋아지던데요.” 채식한 지 비록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포털 사이트에서만 3개의 채식 모임에 나가는 등 열정적인 ‘채식 예찬론자’가 됐다. 세계대회 출전 등으로 외국에 나갈 땐 현미환과 견과류를 ‘식량’으로 챙겨 간다. 그는 생선을 약간 먹는 채식인 ‘페스코’(pesco)이면서도 달걀과 우유,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다. 그는 채식을 하면서 피부와 눈이 맑아지고 몸집이 탄탄해지는 등 외모가 바뀌고 건강까지 찾게 됐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해, 비보잉을 하면서도 숙명처럼 따라붙는 퇴행성 관절염과 부상이 늘 숙제였다. “몸이 약한데 억지로 큰 동작을 하려 하니 ‘골병’이 들더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몸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요가와 필라테스, 현대무용을 배우는 동시에 식이요법을 차차 익히면서 채식을 시작했다. 그는 몸 관리에 무척 엄격한 편이다. 미국의 거친 길거리 문화의 산물인 비보잉을 하면서도 술은 조금만 하고 담배는 전혀 피우지 않는다. 물과 음식을 따로 먹는 ‘음양식사법’을 지키면서 하루 2식을 한다. 덕분에 성격도 외모도 변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비보이는 남성적이고 강한 눈빛을 가져야 해요. 비보잉으로 겨룰 땐 손짓·눈빛 하나에도 상대방의 에너지가 확 오거든요. 인생을 진지하게 살려는 채식인들을 만나면서, 이기주의를 버리고 동물, 지구 등 환경에 관심을 두는 그들의 선한 눈빛을 갖고 싶었어요. 부드러운 게 강한 걸 이길 수 있잖아요.” 신씨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신체동작 등을 이용한 운동교실을 열고 싶다”고 했다. 앉아 있을 때도 하늘이 정수리를 잡아당긴다고 상상하면서 척추와 목뼈를 바로 세우고, 땅을 짚고 몸을 세울 때도 땅에 손가락이 서서히 닿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춤을 추는 등 자신이 터득한 동작요법들을 하나둘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가끔 랩을 하기도 하는데, 요즘은 채식 랩을 구상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자, 동물을 사랑하자,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는 내용이다.
“예전엔 물건을 사더라도 큰 것, 튀는 것, 특별한 것을 선호했어요. 그런데 채식 동호회에서 속 깊은 여자친구를 만나고 채식인들에게 배워가면서, 주변에 관심을 갖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것이 큰 소득이에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뭐냐고 묻자 그는 ‘선한 눈’으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듯 대답했다. “사랑이죠.”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식이요법 2년만에 거뜬히
“예전에 못보던 것 보게돼” ‘채식하는 비보이’ 신대관(29·예명 웨이크업)씨는 세계 최정상의 비보이팀 ‘맥시멈크루’의 멤버다. 12년 전부터 비보잉을 해온 내로라하는 춤꾼으로 세계대회 우승만 5번을 했다. 한 팔로 온몸을 버티고(프리징), 머리를 땅에 대고 돌고(헤드스핀), 힘을 줘 자세를 정지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몸과 마음의 기운을 겨루는 등 힘과 기술이 모두 필요한 비보잉을 하면서 육류를 먹지 않는다니, 처음엔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저도 예전에 고기 많이 먹었죠. 2년 전에 채식을 처음 하면서 저도 힘이 빠지나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큰 근육이 섬세한 근육으로 바뀌고 체력도 좋아지던데요.” 채식한 지 비록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 포털 사이트에서만 3개의 채식 모임에 나가는 등 열정적인 ‘채식 예찬론자’가 됐다. 세계대회 출전 등으로 외국에 나갈 땐 현미환과 견과류를 ‘식량’으로 챙겨 간다. 그는 생선을 약간 먹는 채식인 ‘페스코’(pesco)이면서도 달걀과 우유,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다. 그는 채식을 하면서 피부와 눈이 맑아지고 몸집이 탄탄해지는 등 외모가 바뀌고 건강까지 찾게 됐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허약해, 비보잉을 하면서도 숙명처럼 따라붙는 퇴행성 관절염과 부상이 늘 숙제였다. “몸이 약한데 억지로 큰 동작을 하려 하니 ‘골병’이 들더라”는 것이다. 그러다가 몸 관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요가와 필라테스, 현대무용을 배우는 동시에 식이요법을 차차 익히면서 채식을 시작했다. 그는 몸 관리에 무척 엄격한 편이다. 미국의 거친 길거리 문화의 산물인 비보잉을 하면서도 술은 조금만 하고 담배는 전혀 피우지 않는다. 물과 음식을 따로 먹는 ‘음양식사법’을 지키면서 하루 2식을 한다. 덕분에 성격도 외모도 변했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비보이는 남성적이고 강한 눈빛을 가져야 해요. 비보잉으로 겨룰 땐 손짓·눈빛 하나에도 상대방의 에너지가 확 오거든요. 인생을 진지하게 살려는 채식인들을 만나면서, 이기주의를 버리고 동물, 지구 등 환경에 관심을 두는 그들의 선한 눈빛을 갖고 싶었어요. 부드러운 게 강한 걸 이길 수 있잖아요.” 신씨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신체동작 등을 이용한 운동교실을 열고 싶다”고 했다. 앉아 있을 때도 하늘이 정수리를 잡아당긴다고 상상하면서 척추와 목뼈를 바로 세우고, 땅을 짚고 몸을 세울 때도 땅에 손가락이 서서히 닿는 느낌으로 부드럽게 춤을 추는 등 자신이 터득한 동작요법들을 하나둘 만들어 나가는 중이다. 가끔 랩을 하기도 하는데, 요즘은 채식 랩을 구상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자, 동물을 사랑하자, 자기 자신을 사랑하자”는 내용이다.
“예전엔 물건을 사더라도 큰 것, 튀는 것, 특별한 것을 선호했어요. 그런데 채식 동호회에서 속 깊은 여자친구를 만나고 채식인들에게 배워가면서, 주변에 관심을 갖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었어요. 그것이 큰 소득이에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뭐냐고 묻자 그는 ‘선한 눈’으로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듯 대답했다. “사랑이죠.” 글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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