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호 KAIST 교수 주장 조목조목 비판
“대학교 1학년 물리학교과서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학교 1학년 물리학교과서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물리학)가 “어뢰의 1번 글씨가 폭발 후에도 안 탈 수 있다”는 송태호 KAIST 교수(기계공학과)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5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을 통해 공개된 보고서에서 송 교수가 제시한 초기 조건을 그대로 이용해 송 교수의 논문이 폭발 상황을 재연하는 데 얼마나 실패했는지 반박했다. 이 교수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폭발로 발생한 에너지가 기체(버블)로 변화해 팽창(충격파)하는 과정은, 송 교수가 주장한 것처럼 이상기체가 △안팎의 압력이 동일하게 유지되면서 △팽창이 비교적 천천히 일어나는 ‘가역 과정’이 아닌 내외부의 압력차가 큰 상황에서 발생하는 ‘비가역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간단한 수식을 이용해 “송 교수 말대로라면, 사람이 폭발 현장에 서 있으면 얼어 죽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어뢰 폭발로 발생한 기체의 팽창이 송 교수의 논문처럼 진행된다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은 반지름 0.33m에 온도가 3003℃가 되며, 이것이 어뢰 길이인 7m에 해당하는 곳까지 팽창하면 영하 63℃(209K)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얻게 된다.”
<프레시안>은 이 교수의 얘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송 교수의 가정처럼, 버블 안팎의 압력이 일정한 상황에서 버블이 팽창하려면 버블은 자신이 갖고 있는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서로 연결된 주사기에 똑같은 양의 물을 채우면 균형을 이룬다. 이런 균형을 깨려면 당연히 한쪽 주사기에 힘(에너지)을 줘야 한다) 이렇게 버블이 팽창하면서 에너지를 소모하면 당연히 버블 내부의 온도가 떨어진다. 버블이 계속 팽창하면 온도도 계속 떨어지는데, 이 교수가 7m까지 버블이 팽창했을 때의 온도를 계산해봤더니 영하 63℃라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이런 결과는 우리가 폭발을 놓고 떠올리는 상식과 맞지 않다.”
이 교수는 어뢰 폭발로 발생한 버블의 팽창 과정을 ’비가역적 과정‘으로 가정했다. 이 교수는 “송 교수의 초기 조건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폭발 직후 초기 버블 내의 압력은 2만 기압에 가깝다”며 “대기의 기압은 1기압이기 때문에 버블 내의 압력에 비하면 버블 밖의 압력은 진공(기압=0)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의 압력이 외부의 압력보다 수만 배(실제로는 수십만 배) 크기 때문에 버블은 마치 진공으로 기체가 팽창하는 비가역적 과정과 유사해진다. 이런 비가역적 과정에서는 팽창 전과 팽창 후의 온도가 똑같다. 왜냐하면, 버블이 팽창할 때 굳이 추가의 에너지를 소모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서로 연결된 주사기의 한쪽에만 물을 채워두면, 아무런 힘을 주지 않아도 이 물은 다른 주사기로 흘러가 균형을 맞춘다.)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팽창 전과 후의 온도가 똑같은 비가역 과정을 염두에 두고, 어뢰 폭발에 초점을 맞춰 보면 7m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은 섭씨 3000도의 기체로 화상을 입을 것”이라며 “이는 이공계 대학생이 1학년 때 배우는 물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남북한 사람 누구나 한국산 잉크로 쓸 수 있는 ’1번‘은 이미 증거능력을 상실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송 교수가 엉뚱한 논문을 내놓아 혼선을 부추기기에 아주 간단한 반박을 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e뉴스팀
이슈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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