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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법 제약 안받는 폭력적 통치가 파시즘”

등록 2009-07-16 14:44

‘종속론’ 등 한국 파시즘론 권력고찰로 진화
파시즘의 어원은 동맹·연맹이란 뜻의 이탈리아어 ‘fascio’다. 19세기에는 우파보다 공화주의자, 생디칼리스트에게 애용됐던 이 단어가 1919년 무솔리니의 친위조직이 ‘민족파시스트당’이란 명칭을 채택한 뒤부터 극우적인 정치운동과 정권을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파시즘을 정의할 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정치경제적 배경에 주목한다. 1930년대 중반 코민테른의 파시즘론이 대표적이다. 당시 코민테른 서기장 디미트로프가 정식화한 파시즘은 “가장 배외주의적이고 군국주의적인 금융자본의 테러독재”였다. 파시즘의 계급 기반인 금융자본과 그것의 제국주의적 양상, 내부적 억압성을 강조한 접근이다. 반면 빌헬름 라이히를 위시한 문화이론가들은 파시즘의 토양이 되는 대중심리에 주목했다. 생존위기에 내몰린 대중들의 좌절과 분노가 ‘가공된 적’에 대한 극단적 공격성으로 표출되게 만드는 파시즘의 동원방식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들은 파시즘을 “인간의 보편적인 성격구조의 조직화된 정치적 표현”으로 규정했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중반 라틴아메리카 ‘종속파시즘론’의 변종인 ‘신식민지파시즘론’이 위세를 떨쳤다. 이 담론은, 정치적 선택지를 ‘혁명이냐 파쇼냐’라는 이분법적 프레임에 가둠으로써 민주주의 확보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회주의로 단죄하는 좌편향적 오류를 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한 것은 파시즘을 낳는 일상의 습속과 심리구조에 주목한 ‘일상적 파시즘론’이었다. 계간 <당대비평>을 중심으로 전개된 일상적 파시즘론은, 파시즘의 문제를 그것에 영합한 개인의 심리구조로 개별화하면서 국가권력과 자본의 책임에 면죄부를 준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좌우의 극단을 오간 한국의 파시즘 담론은 최근 서구 학계의 축적된 연구 성과들이 소개되면서 한층 정교해지고 있다.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널리 통용되는 것은 미국 역사학자 로버트 팩스턴의 파시즘론이다.

“공동체의 쇠퇴와 희생에 대한 두려움과 이를 상쇄하는 일체감·에너지·순수성의 숭배를 특징으로 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업은 민족주의 과격 정당이 전통 엘리트층과 효과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윤리적·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란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 행동의 한 형태가 파시즘이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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