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론조사
30~50대서 뒤집어…60대 이상은 그대로
한나라 지지기반, TK만 확고 PK는 경합
이명박 30%대 유지는 경제불안 때문인듯
30~50대서 뒤집어…60대 이상은 그대로
한나라 지지기반, TK만 확고 PK는 경합
이명박 30%대 유지는 경제불안 때문인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치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첫째로, 이번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는 2004년 9월 이래 4년8개월 만에 1, 2위 정당간 지지율 역전이 나타났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4년 4월 탄핵 바람 속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우위를 토대로 총선을 치른다. 그러나 같은 해 하반기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입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해, 2004년 9월14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에 역전당한다. 이후 2005년 4·30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에 전패를 당한 뒤 지지율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무렵에는 지지율 격차가 30~40%포인트에까지 이르렀다. 심지어 최근 4.29 재보궐 선거에서도, 선거 직전까지 여론조사 기준으로는 한나라당이 우세했다.
▶여론 조사 전문 보기
윤호중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 통합민주당 등으로 당명 변경과 당 해산, 탈당, 창당 등 별의별 짓을 다해도 꿈쩍 않던 지지율이 이번에 움직였다”며 지지율 상승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둘째로, 지역별 상황도 주목된다. 이번 <한겨레>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대구·경북에서만 확고한 우위(33.7%, 민주당은 10.5%)를 유지하고, 그밖의 지역에서는 모두 지지기반이 흔들렸다. 특히 부산·울산·경남권에선 한나라당 지지율 24.5%, 민주당 19.4%로 오차범위 이내의 경합 양상이 나타났는데,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출신지역 정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충청권에선 한나라당 13.3% 대 민주당 33.4%로 변화 폭이 가장 컸다. ‘노무현 효과’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수도권 중심의 규제완화 정책에 따른 반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듯하다. 전체적으로는 한나라당 지지기반이 대구·경북권과 서울 일부 지역(강남 4구 등)으로 좁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셋째로,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60살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민주당한테 뒤졌다. 이는 지난 2월21일 <한겨레> 조사 당시 한나라당이 20대에서만 민주당에게 오차 범위 이내에서 뒤졌을 뿐, 그밖의 전 연령층에서 앞서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넷째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유지되면서 한나라당 지지율과 따로 가는 현상도 흥미롭다. 이번에 이 대통령 지지율은 30.6%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30%대에 머무는 지지율 흐름을 그런대로 유지한 것으로, 현 정부가 경제위기를 돌파하길 바라는 기대심리가 섞인 것으로 분석된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상태에서 정부에 대한 기대를 쉽게 철회할 수 없는 까닭에 대통령 지지율 자체는 유지된 것 같다”며 “대신에 (보수 성향)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표현을 하지 못하고 뒤로 숨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석했다.
향후 전망은 유동적인 것 같다. 민주당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랐다기보다는 바깥의 변수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 여당의 향후 정국 대응에 따른 변화 여지도 큰 것 같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부 여당이 독선적 국정 기조를 고집하느냐, 과감하게 사과하면서 타협 기조로 선회하느냐에 따라 지지율 변화 향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상렬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가 일회성 이슈가 아님은 분명하지만, 대중들한테 (논리적 사실관계보다는) 정서적 요인으로 다가선 측면도 크다”며 향후 가변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박창식 선임기자 cspcsp@hani.co.kr
여론조사
셋째로, 이번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60살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민주당한테 뒤졌다. 이는 지난 2월21일 <한겨레> 조사 당시 한나라당이 20대에서만 민주당에게 오차 범위 이내에서 뒤졌을 뿐, 그밖의 전 연령층에서 앞서던 것과 정반대 흐름이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열사정신계승, 민중생존권·민주주의 쟁취 5·30 범국민대회’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민주주의 관련 문구를 적은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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