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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봉하마을 조문행렬 1㎞…‘작은 비석’ 모금활동도

등록 2009-05-31 19:53수정 2009-05-31 19:56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의 정토원을 찾은 조문객들이 30일 밤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의 정토원을 찾은 조문객들이 30일 밤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 식지않는 추모열기
지원 끊겨 컵라면·생수 대접
자원봉사·기부 손길 줄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 기간이 지났지만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과 봉화산 정토원에는 추모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31일 봉하마을과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봉화산 정토원에는 뒤늦게 찾아온 조문객들의 줄이 다시 길게 이어졌다. 이날 아침까지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오후가 되면서 조문 행렬이 1㎞까지 늘어났다. 분향소에서는 고인의 측근인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명계남 전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등이 상주로서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새벽 부인과 함께 문상 온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명계남 전 대표를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

노 전 대통령 유족 쪽은 31일 별다른 설명 없이 공식적인 삼우제는 치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애초 29일 밤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던 분향소는 참여정부 인사와 노 전 대통령 측근들을 중심으로 49재가 열리는 7월10일까지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장이 끝나면서 정부의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음식물과 천막 등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끊긴 30일부터 조문객들은 육개장과 떡 등 음식을 제공받지 못하고 장례 기간에 남은 생수만 제공받고 있다.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국민의 추모 열기를 인위로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 “재정과 인력 등 어려움이 있어 어떻게 조문객을 맞을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자원봉사와 기부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김해의 집수리 봉사단체 회원 10명은 컵라면을 먹기 위한 물을 조문객들에게 나눠줬다. 최용기(54)씨는 “노 전 대통령을 조문 온 분들을 대접해야 한다는 생각에 식당 문을 닫고 아내와 함께 자원봉사에 나왔다”며 “음식을 충분히 제공해 드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 40대 남성은 익명으로 컵라면 5000개를 내놓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서 31일 오후 시민들이 분향하려고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화산 정토원에서 31일 오후 시민들이 분향하려고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김해/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노 전 대통령의 ‘작은 비석’을 세우기 위한 모금 활동도 벌어졌다. 울산에서 부모와 함께 조문 온 신수민(온남초등 5년)양은 한달 용돈 4000원을 정토원 자원봉사센터에 성금으로 냈다. 신양의 성금봉투에는 “노무현 대통령 할아버지. 제 용돈이 일주일에 1000원이에요. 한 달 용돈을 엄마께 미리 당겨 달라고 했습니다. 할아버지 작은 비석 세우는 데 드리고 싶어요. 한 달 동안 참을 수 있어요”라고 쓰여 있었다.

일부 조문객들은 분향을 마친 뒤, 노 전 대통령이 뛰어내렸던 봉화산 부엉이바위 근처와 주검이 발견된 부엉이바위 아래쪽으로 가서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울기도 했다. 부엉이바위로 가는 봉화산 등산로는 29일까지 경찰에 의해 출입이 금지됐으나, 30일부터는 부엉이바위 근처 등산로까지는 개방됐다. 다만 부엉이바위 자체와 고인의 주검이 발견된 지점은 모방 자살을 우려한 경찰의 통제로 아직 출입을 할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사저 뒤쪽 봉화산 정토원에도 아침 7시께부터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줄이 한때 100m에 이르기도 했다. 정토원은 조문객들을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법당 ‘수광전’을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만 개방하고 있다.


김해/김광수 이경미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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