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국민장 이후] 식지않는 추모열기
경찰, 본격수사 “권 여사에 질의서 보내”
경찰, 본격수사 “권 여사에 질의서 보내”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시 경호 실패를 숨긴 것과 관련해, 경찰이 노 전 대통령 경호팀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아무개 경호과장 외에 경호팀 차원에서 이를 숨기려 한 정황을 확보하고, 30~31일 이틀간 경호팀 책임자인 주아무개 경호부장과 서거 당일 근무했 던 경호관 3명 등을 조사했다.
이운우 경남경찰청장은 31일 “경호관들이 노 전 대통령 서거 사건의 실체를 은폐하려 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노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이 경호과장 외에 당시 당직근무자 3명을 지난 30일 조사했고, 31일에는 노 전 대통령 경호팀을 책임지고 있는 주아무개 경호부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청장은 “23일 아침 상황과 관련해 권양숙 여사에게 질의서를 보냈으며, 직접 조사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지난 23일 오전 노 전 대통령 경호팀에서 청와대 경호처에 거짓 보고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낮 12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아무개 경호과장과 함께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쉬고 있던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요지의 서거 경위를 발표했다. 이는 이 경호과장이 경찰에서 처음 진술한 내용과 같으며, 뒤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경호과장은 이날 아침 6시14분 노 전 대통령의 심부름으로 정토원으로 떠났으며, 31분 뒤인 6시45분이 돼서야 부엉이바위 아래서 노 전 대통령을 찾아냈다.
경찰은 특히 이 경호과장이 정토원에 갔다가 부엉이바위로 돌아온 아침 6시17분부터 6시45분까지 당직 경호관들과 “놓쳤다. 보이지 않는다”는 등 6차례의 전화와 3차례의 무전을 주고받은 사실을 중시하고 있다. 이 연락을 통해 노 전 대통령 경호팀은 이 경호과장이 노 전 대통령과 31분 동안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청와대 보고 때 누락했거나 왜곡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남경찰청의 한 간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와 사저 경비를 위해 120여명의 전경이 배치돼 있으므로, 경호팀에서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을 바로 경찰에 알렸다면 좀더 빨리 노 전 대통령을 찾아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는 “최소한 당직 경호관들은 이 사건의 실체를 숨기기 위해 말을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해/최상원 김광수, 황준범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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