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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봉화산 정토원 조문객 발길 이어져

등록 2009-05-30 15:31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과 위패가 안치된 정토원의 법당 수광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과 위패가 안치된 정토원의 법당 수광전.
식수 고갈돼 식사 대접 어려움 겪기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된 김해 봉화산 정토원에는 30일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제단은 정토원의 법당인 수광전(壽光殿)의 오른쪽 벽면에 마련됐다. 제상 위에는 환하게 웃는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세워져 있고, 간소한 제물과 하얀색 국화가 아래에 놓여 있다. 하지만 태극기로 감싸진 노 전 대통령의 유골함은 영정 뒤에 안치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정토원에는 이날 새벽 3시께 유골 안치식이 끝난 직후부터 조문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법당 왼쪽 문으로 들어가 제상 앞에까지 걸어가서 분향을 하는데, 조문객들의 줄이 법당 안을 가득 채우고도 넘쳐 왼쪽문을 지나 법당 입구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정토원은 조문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으나, 30일 오후부터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가 고갈돼 밥을 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진규(75) 정토원장은 “일요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 같은데 걱정”이라며 “소방서에라도 부탁을 해서 식수를 구해야겠다”고 말했다.

아내와 두 자녀 등 전가족을 데리고 와 사흘째 조문하고 있다는 차선일(38·서울 동대문구)씨는 “내 주변에는 인생의 갈 길을 가르쳐줄 사람이 없었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몸으로 실천함으로써 나에게 길을 보여줬다”며 “인생의 스승을 잃은 것이 너무도 슬프고 원통해, 아이들에게 부엉이바위와 정토원까지 보여주고 사진을 찍어 기억에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은 이날 새벽 1시38분 아들 건호씨의 품에 안겨 정토원에 도착했다. 정토원에는 노 전 대통령 부모와 장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정토원 쪽은 노 전 대통령의 유골과 영정을 안치한 뒤 이날 새벽 2시40분께까지 유족과 참여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교의식인 반혼재(返魂齋)와 초재(初齋)를 올려 그의 넋을 위로했다. 반혼재는 혼을 불러 집으로 모시는 의식이고, 초재는 49재의 첫번째 의식이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과 위패가 안치된 30일 새벽부터 정토원에는 조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과 위패가 안치된 30일 새벽부터 정토원에는 조문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안치식을 끝낸 뒤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조문객들에게 “노무현 대통령님의 진실, 사랑, 열정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기에 오늘 엄숙한 영결식을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노 대통령께서 추구했던 대한민국의 꿈을 이제 우리 모두가 이뤄봅시다”라고 말했다. 잠시 뒤인 새벽 2시47분께 법당에서 나온 유족들을 대표해 아들 노건호씨는 조문객들에게 “함께 슬퍼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며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어머니 권양숙씨를 부축해 떠났다.

정토원 마당을 가득 메운 1천여명의 조문객들은 소리내어 울며 유골 안치식을 지켜봤다. 이들은 또 유족과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전 비서실장,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천호선 전 대변인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안치식을 마치고 법당을 나오자 “노무현”을 연호하고 “사랑합니다” “여사님 힘내세요” 등을 외쳤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부른 조문객들은 줄을 서서 법당 안으로 들어가 조문한 뒤 해산했다.

하지만 이들의 조문이 채 끝나기도 전부터 봉하마을을 찾은 조문객들이 계속 정토원을 찾아와, 정토원에는 30일 하루 종일 조문객들로 붐비고, 봉하마을에서 부엉이바위를 거쳐 정토원으로 가는 등산로는 조문객들이 줄지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인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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