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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대론 못 보냅니다” 서울광장 밤 밝힌 ‘촛불’

등록 2009-05-29 21:36수정 2009-05-30 01:47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29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촛불을 켠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 href="mailto:anaki@hani.co.kr">anaki@hani.co.kr</A>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에 참가했던 시민들이 29일 저녁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 앞에서 촛불을 켠 채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서울광장에서 삼각지까지 시민들 울며 운구차 붙들어
예정시간 3시간 넘겨 떠나…30일 서울광장 범국민대회

“이대론 못 보냅니다” 서울광장 밤 밝힌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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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그를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함께 갈 수 없는 길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더 그를 붙잡고 싶었다. 29일 오후 2시3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끝난 뒤에도 수많은 시민들이 광장에서 4㎞ 이상 떨어진 용산구 삼각지 네거리까지 그를 뒤따랐다.

노 전 대통령과 시민들의 ‘작별’은 애초 서울역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광장부터 운구 행렬을 따라나선 시민들은 서울역에서 발길을 멈추지 않고 화장 장소인 경기도 수원시 연화장으로 향하는 운구 차량과 함께했다.

오후 5시30분께 시민들은 삼각지 네거리에서야 걸음을 멈췄다. 연화장으로 가야 할 시간을 3시간 이상 넘긴 상태였다. 일부 시민들이 “이제 보내드리자”고 말했지만, 또다른 시민들은 운구차를 부여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운구차가 삼각지 고가도로에 접어들자 전경들이 시민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노 전 대통령 장의위원회 쪽은 전경들에게 “다섯 발짝만 물러나 달라”고 요청했고, 시민들한테도 “권양숙 여사를 포함해 유족들이 차 안에서 울고 있다. 그만 놓아 달라”고 협조를 구했다. 그제야 운구차는 속도를 내 화장장으로 떠날 수 있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을 기억하고픈 시민들은 밤늦게까지 서울광장에 남아 그를 기렸다. 이날 밤 12시께 서울광장 일대의 시민들 수는 1만여명(경찰 추산 6700여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서울광장에 다시 촛불을 켰다. 시민들은 생전 노 전 대통령을 지켰던 촛불로 광장을 가득 메운 채, 그에 대한 추억을 되새겼다. 덕수궁 대한문부터 서울시청이 끝나는 세종로 길에도 시민들이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늦은 시각까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했다. 회사원 박영철(39)씨는 “연차휴가를 내고 나왔는데,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더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하다”며 “회사 동료들도 퇴근하면 이쪽으로 오기로 했는데, 모여서 함께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들 중 일부는 경복궁 쪽으로 향하는 세종로 길에서 노 전 대통령의 영정이 청와대를 돌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경찰들과 대치했다. 회사원 조민재(33)씨는 “가장 서민적인 대통령이었는데, 직장인이라 계속 지키지 못하고 부모님과 함께 한 번밖에 조문하지 못했다”며 “내 손으로 뽑은 대통령을 내 손으로 가시는 길까지 보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노동·사회·학생 단체로 구성된 ‘노동탄압 분쇄·민중생존권·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공동행동’이 30일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는 ‘5·30 범국민대회’의 참여를 알리기도 했다.

한편,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은 이날 청계광장으로 진출하려다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홍석재 권오성 송채경화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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