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노무현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그러나 이름을 드러내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위치에서 마지막까지 보좌한 두 사람이 있다. 전속 운전기사 최영(45)씨와 사진기사 장철영(38)씨가 그들이다. 이들은 29일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여정’도 곁에서 지키며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노 전 대통령은 42살 때인 1988년 4월 제13대 총선에서 부산 동구에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전속 운전기사를 두기 시작했다. 이때 인연을 맺은 최씨는 단 한 차례도 떠나지 않고 노 전 대통령 차량의 운전대를 잡았다. 21년 동안 노 전 대통령 곁을 지킨 최씨는 이름 대신 ‘노의 운전사’로 불렸고,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이 김해 봉하마을에 정착하자 아예 봉하마을로 이사를 했다. 29일 노 전 대통령 운구차도 그가 운전했다.
전속 사진기사 장씨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한 뒤인 2003년 11월 청와대로 들어가 인연을 맺었다. 경호원 다음으로 노 전 대통령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나에게 명령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남자’라고 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장씨는 특히 ‘농부 노무현’의 소탈한 모습을 노 전 대통령의 누리집 ‘사람 사는 세상’(knowhow.or.kr)에 계속 올려 누리꾼들한테서 ‘봉하 찍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공개된, 노 전 대통령이 손녀와 과자를 먹고, 자전거를 타고, 소파에 누워 있는 사진들은 모두 그의 작품이다. 장씨는 “(노 전 대통령) 사진을 100만장 이상 찍었지만, 영결식 사진까지 찍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손이 떨려서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제대로 담을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 없다”며 울먹였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