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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그가 받은 치욕 생각하면 나라도 그랬을 것 같다”

등록 2009-05-28 19:31수정 2009-05-28 22:57

 김대중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꽃을 바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A href="mailto:rhee@hani.co.kr">rhee@hani.co.kr</A>
김대중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찾아 꽃을 바치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서울역 광장 찾은 DJ 격앙
“시청 앞 막더니 나의 추도사도 막아
민주주의도 남북관계도 엄청난 후퇴”
MB 국정운영·검찰수사 강하게 비판
[하니뉴스]김대중 전 대통령 서울역 앞 분향소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조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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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은 휠체어에서 내려 한 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국화꽃을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 앞에 놓았다. 김 전 대통령은 정·재계 인사들이 찾는 서울역사박물관 실내 분향소가 아니라 시민들이 몰려드는 서울역 광장 분향소를 택했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세상이란 게 흐린 날도 있고 밝은 날도 있는데 견뎌야지, 용감한 사람이 못 견디면 어떻게 하느냐는 심정도 있었다”며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받은 치욕·좌절·슬픔을 생각하면 나라도 그런 결단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후 내 반쪽이 무너졌다고 한 건 빈말이 아니다”라며 슬픔에 젖은 심경을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조문 직후, 상주 노릇을 하는 민주당 지도부 등과 간담회도 가졌다. 하고 싶었던 말이 더 있었던 것이다. 김 전 대통령 측근은 “단단히 화가 나신 것 같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보십시오. 시청 앞에서 분향하는 것조차 (정부가) 막고 있다”며 “내가 영결식(29일)에서 추도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정부가 반대했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국민장 공동장의위원장인 노 전 대통령 쪽 한명숙 전 총리의 제안을 받아들여 애초엔 추도사를 하기로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정책을 계승했고, 두 전직 대통령이 오랫동안 민주화운동을 같이 했으니 고인에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노 전 대통령 쪽 취지를 흔쾌히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영결식에 참석할 전직 대통령들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정부가 강력히 반대해 무산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직접 접은 종이학 사이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분향소에 조문하러 온 시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시민들이 직접 접은 종이학 사이로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분향소에 조문하러 온 시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김 전 대통령은 작심한 듯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민주주의가 엄청나게 후퇴하고 있고 빈부 격차가 강화돼서 국민이 어려움 속에 살고 있으며,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에 있다”며 “국민은 속수무책이며 누구를 의지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의지하던 한 분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과 부인, 아들, 딸, 일가친척, 친지에 대해 싹쓸이로 조사했다”며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 뒤 20일이 지났는데 증거를 못 대는 게 말이 되느냐”며 검찰 수사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좋은 경제, 남북관계 화해 등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정책에 발맞추어 국민도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진 이유주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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