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탈했던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탈했던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권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소탈하고 서민적인 대통령, ‘사람 냄새’가 배어나오는 대통령이었다. 파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말과 표정은 그의 참모습이기도 했다. 일부에선 이런 그를 ‘품격’ 운운하며 비판했지만 그가 떠난 지금 그의 웃음조차 보는 이의 속을 아리게 한다.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퇴임 뒤까지 일상 속에서 카메라에 잡힌 그의 웃음과 유머를 사진으로 엮어보았다.
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청와대사진기자단, 노무현 전 대통령 장의위원회
크림맛은 손가락맛 2005년 9월9일 멕시코와 미국 순방길에 올랐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자신의 생일을 맞아 기자들이 준비한 축하 케이크의 촛불을 끈 뒤 손가락으로 크림을 찍어 맛보며 멋적은 표정을 짓고 있다.
색안경 뺏어 끼고 2007년 5월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어린이날 특집방송 녹화 도중 노 전 대통령이 옆자리에 앉은 어린이의 색안경을 빼앗아 쓴 뒤 어린이를 쳐다보며 장난기어린 표정을 짓고 있다.
사랑해요 여러분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5월17일 청와대 녹지원을 지나가던 중 수학여행으로 청와대를 방문한 경남 진해 안골포초등학교 학생들을 발견하고 즉석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머리 위로 손을 올려 ‘사랑의 하트’를 만들며….
할아버지, 내 과자~ 2007년 9월13일 휴일을 맞아 청와대에서 손녀와 놀던 중 과자를 주려다 자신의 입속에 넣고 있다.
아내에게 하트 장미를 2008년 1월30일 회갑을 맞은 부인 권양숙씨에게 하트 모양으로 만든 장미꽃다발을 선물하고 있다.
여보 뭐해요? 2006년 12월 뉴질랜드로 가는 항공기 안에서 급작스런 기압 차로 귀가 먹먹해지자 코를 잡은 채 숨을 불어 ‘귀 막힘 현상’을 해결하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웃음과 눈물 2004년 12월8일 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던 노 전 대통령이 이라크 아르빌에 주둔하고 있던 자이툰부대를 방문해 한 병사를 껴안고 활짝 웃고 있다.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노 전 대통령이 눈물을 닦고 있다. 그는 유일한 사병 출신 대통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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