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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전작권 환수 추진 등 자주국가 의지 분명히 해”

등록 2009-05-27 14:46

<b>명복을 빕니다</b>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6일 주일본 한국대사관 1층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하기 앞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도쿄/주일본 한국대사관 제공
명복을 빕니다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6일 주일본 한국대사관 1층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아와, 조문하기 앞서 방명록에 서명하고 있다. 도쿄/주일본 한국대사관 제공
‘탈권위’ 잘한 일…과거청산·수도이전 시도 ‘공적’
노동유연화 등 개혁방법 서툴러 지지층 이탈 아쉬움
일본의 한국 전문가들은 지난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탈권위주의와 민주화 정착을 꼽았다. 반면, 지지층을 결집하지 못한 정치 행태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점 등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일본 전문가들은 그간 보여준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의 정치’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 시대정신을 인식한 지도자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교수(한국정치)는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시대정신을 스스로 인식한 분”이라며 “노태우·김영삼 정권 때 미뤄진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를 추진하는 등 한국이 자주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평가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한국정치외교)는 “수도 이전, 언론 개혁, 과거 청산 등은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길게 보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대표적 공적으로 탈권위주의를 꼽았다. 기미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타파해 대통령을 가까운 인물로 만들게 한 점이 가장 큰 공”이라고 말했다. 고하리 스스무 시즈오카현립대 교수(한국사회문화)와 니시노 교수도 권위주의를 없애고 새로운 정치 스타일을 선보인 점을 잘한 일 중의 하나로 꼽았다.

윤건차 가나가와대 교수(사상사)는 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등을 통해 역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윤 교수는 “일본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을 돌리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이전 대통령과 달리 일본에 대해 확고한 자세를 취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 서투른 개혁 추진 기미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의 개혁 의지에 비해 추진 방법의 서투름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이라크 파병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면서 지지세력을 이반시켰다는 것이다. 기미야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이 좌파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실제 노동정책이나 고용정책에선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가장 많이 펼쳤다”고 지적했다. 고하리 교수와 니시노 교수는 대일 관계 악화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고하리 교수는 “국내 정치문제를 외교문제로 끌고간 측면이 있다”며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문제였지만 노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한류붐으로 어느 때보다도 한국에 친근감을 느끼는 시기에 일본이라는 나라가 옆에 있어 불행하다는 식으로 언급함으로써 한-일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 이명박 정부에 남겨진 과제 고하리 교수는 한국 사회가 전직 대통령에 대해 과도하게 잘못만 보고 비판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돈 문제도 조·중·동 등이 공과를 공정하게 평가하지 않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소통의 정치’를 주문했다. 니시노 교수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앞으로 이명박 정부가 부담스럽게 됐다”고 했다. 기미야 교수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대북정책은 한국 정부가 강경으로 나갈 수 없는 부분인데 이명박 정부는 힘의 우위를 확보해놓고도 이를 강경하게 몰아붙임으로써 오히려 힘의 우위를 살려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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