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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추모행사 원천봉쇄 분노 목소리 커져

등록 2009-05-26 21:12수정 2009-05-26 23:35

경찰이 에워싼 대한문·서울광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4일 오후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둘러싸인 채 추모행렬을 이루고 있다.(왼쪽 사진) 경찰은 이날 수십대의 버스로 시청 앞 서울광장과 덕수궁 앞 도로를 에워싼 채 시민들의 접근을 막아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찰이 에워싼 대한문·서울광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정동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24일 오후 시민들이 경찰버스에 둘러싸인 채 추모행렬을 이루고 있다.(왼쪽 사진) 경찰은 이날 수십대의 버스로 시청 앞 서울광장과 덕수궁 앞 도로를 에워싼 채 시민들의 접근을 막아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광장 열어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시청 앞 서울광장을 개방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서울시는 서거 나흘째인 26일에도 변명과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며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빈소를 찾은 김형욱(37·회사원)씨는 이날 서울광장을 전경버스로 둘러싸고 있는 경찰과 서울시,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지배하면 통제된다는 현 정부의 구시대적인 생각이 외려 폭력을 부른다”며 “국민들 수준을 무시하는 옹졸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대검찰청, 경찰청 등의 누리집은 광장 봉쇄 방침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이날 하루에만 수백건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melosepalm)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대한문 앞 분향소엔 고인의 영정이 지하철 환풍구 앞에 놓여 있고, 그 뒤를 전경버스가 지켜보고 있다”, “이게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노를 나타냈다.

[하니뉴스] “전직 대통령의 마지막 길…왜 조문조차 못하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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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오광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책팀장은 “좁은 대한문 앞에서도 시민들이 평화롭게 추모행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추모제가 불법·폭력 집회로 변한다는 것은 정권의 기우”라며 “비폭력적이고 평화로운 추모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서울시는 광장 사용을 허가하고 광장 주변의 차벽을 열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경실련 등 30여 시민사회단체와 4대 종단이 모여 만든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 시민추모제’를 27일 저녁 열겠다”며 서울광장 사용 신청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위원회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면담도 요청했다.

민주당도 성명을 내어 “시민들이 국화꽃 한 송이 놓고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소박한 희망을 자치단체들이 방해하고 있다”며 광장 봉쇄 조처를 비판했다. 서울시는 전날 민주당의 사용 신청을 “조성 목적에 맞지 않는다”며 불허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지난해 북파공작원들이 서울광장에서 연 전몰자 위령제는 왜 허용했느냐”며 서울시의 이중적 태도를 꼬집었다. 여당 안에서도 광장 봉쇄는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난해 촛불과 이번 사안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민들에게 개방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서울광장을 국민적 ‘추모의 장’으로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와 서울시, 경찰은 군색한 변명과 책임 떠넘기기로 일관하며 봉쇄 방침을 여전히 풀지 않고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분향소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있어 정부가 관여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쪽은 “교통·안전 문제 등 정부와 협의할 부분이 많아 우리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다르게 설명했다.


김회승 김경욱 기자, 김해/권오성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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