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와 비슷했던 대통령…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25일에도 대구 중구 2·28 공원에 차려진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족단위로 분향소를 찾은 젊은 부부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일부 문상객들은 노 전대통령 영정앞에서 눈시울을 붉히거나 오열했다.
아내와 함께 이곳을 찾아 헌화하던 양병석(42·대구시 북구)씨는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우리와 생각이 참 비슷했던 대통령이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누리꾼들과 노대통령을 지지했던 시민, 평화통일 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주당 대구시당 등은 24일 오후 4시 대구 2·28 공원 앞에서 추모식을 가진 뒤 헌화와 촛불행사를 진행했다. 헌화와 촛불행사는 29일 국장 전날까지 계속된다.
김두현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각계와 시민사회의 뜻을 모아 영결식 전날인 28일께 대구지역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화사와 경주 불국사, 영천 은해사 등 주요 사찰에도 분향소가 설치돼 수많은 신도들이 노 전대통령을 애도했다. 동화사 관계자는 “분향관련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24일 하루에만 1500여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며 “방명록만 이미 6권이 넘어섰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분향소가 설치된 대구 북구 산격동 민주당 분향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이곳 방명록에는 노 전대통령에 대한 슬픔과 애틋한 감정이 빼곡히 적혀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아름다우신 분. 바보…분합니다. 그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엄마가 된 이00), “대통령 할아버지 하늘 나라에서 편히 쉬세요.”(초등학생 최00).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벌써 보고 싶습니다. 당신은 제게 단 하나뿐인 대통령입니다.”(정00) “부디 좋은 곳에 가시기를 기도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역사가 대통령 님을 평가할 것입니다. 우리 곁에 계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마음 속에 영원한 대통령으로 기억할 겁니다. 사랑합니다.”
경북도에서는 25일 오전 도청 대강당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상천 경북도의회 의장, 이영우 경북도교육감 등이 조문을 마쳤다. 경산과 김천, 안동, 영주, 구미, 포항, 경주, 영천, 군위, 울진시와 성주군 등에 차려진 분향소에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울산에서는 종합체육관과 울주군, 동구청 등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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