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마비노기’ 이용자들은 23일 밤 자발적으로 게임 속 광장에 모여 횃불을 든 채 추모식을 열었다.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진화하는 사이버 추모
‘마비노기’·‘리니지’… ‘▶◀’ 다는 등 애도표시 확산
다음 아고라에선 ‘MB 탄핵 서명’ 140만명 넘어
‘마비노기’·‘리니지’… ‘▶◀’ 다는 등 애도표시 확산
다음 아고라에선 ‘MB 탄핵 서명’ 140만명 넘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이 사이버 공간에서 더욱 확산되며, 고인과 온라인의 각별한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포털, 각종 온라인커뮤니티와 함께 온라인게임과 상거래 사이트도 추모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게임인 ‘마비노기’에서는 지난 23일 밤 수십명의 게이머(캐릭터)들이 게임 안 공간인 던바튼 광장에 모여 검은 옷을 입고 횃불을 든 채 행진하며 자정을 넘어서까지 추모식을 진행했다. ‘리니지’ 유저들도 소지한 아이템을 떨어뜨려 ‘▶◀’ 형태를 만들어 애도를 표시했다.
‘던전앤 파이터’ 이용자들은 7만여 송이 국화를 헌화하고, 자신의 캐릭터 머리 위에 ‘근조’라는 칭호를 달았다. 싸이월드에서는 미니홈피 장식용 ‘국화’와 ‘근조 리본’ 아이템이 30만여개나 사용됐다. 한 인터넷쇼핑몰(zoltar.co.kr)은 첫 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국민장 기간 내내 아예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누리꾼 ‘안단테’가 개설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1000만명 서명청원’ 참여자가 빠르게 늘어, 25일 20시 현재 144만명을 넘어섰다. 한 페이지에 20명씩 노출되는데 1000번을 뒤로 가도 이전 날짜로 바뀌지 않을 정도다. 참여자들은 ‘1443934번째 서명’ 등과 같이 댓글을 달아, 사이트 운용자가 서명자 수를 고치지 못하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누리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애도를 보내는 데는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을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삼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직전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세계 첫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라는 기사를 실어, 그의 취임으로 인터넷 정치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당시 <가디언>은 “웹사이트를 이해하는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한국의 온라인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울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인터넷과 정보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정에 적극 활용했으며, 노무현 바람의 동력이 된 ‘노사모’도 인터넷 팬클럽이 그 출발점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때 기존 주류매체보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에 주력했다. 정부가 <국정 브리핑>을 만들어 주요 국정 현안을 적극 알리는가 하면, 청와대 비서진과는 블로그를 통해 수시로 글을 올리며 대화했다. 퇴임 이후 만든 ‘사람 사는 세상’ 사이트를 통해서는 지난달 22일을 마지막으로 14개월 동안 21건의 글을 직접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등 정보기술에 앞서 있었다. 변호사 시절부터 설계해 온 인맥관리용 프로그램은 ‘노하우2000’으로 개발됐고, 청와대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혁신하기 위해 구상한 ‘이지원’은 나중에 전자정부 전자결재시스템의 뼈대가 됐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전자정부를 통한 책임 행정을 시도한 ‘첫 인터넷 대통령’은 마지막 떠나는 길에서도 유서를 컴퓨터에 저장했다. 구본권 이형섭 김성환 기자 starry9@hani.co.kr
인터넷쇼핑몰 ‘졸타’는 국민장 기간에 영업을 전면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던전앤 파이터’ 이용자들은 7만여 송이 국화를 헌화하고, 자신의 캐릭터 머리 위에 ‘근조’라는 칭호를 달았다. 싸이월드에서는 미니홈피 장식용 ‘국화’와 ‘근조 리본’ 아이템이 30만여개나 사용됐다. 한 인터넷쇼핑몰(zoltar.co.kr)은 첫 화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국민장 기간 내내 아예 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는 누리꾼 ‘안단테’가 개설한 ‘이명박 대통령 탄핵 1000만명 서명청원’ 참여자가 빠르게 늘어, 25일 20시 현재 144만명을 넘어섰다. 한 페이지에 20명씩 노출되는데 1000번을 뒤로 가도 이전 날짜로 바뀌지 않을 정도다. 참여자들은 ‘1443934번째 서명’ 등과 같이 댓글을 달아, 사이트 운용자가 서명자 수를 고치지 못하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누리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각별한 애도를 보내는 데는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이 인터넷을 중요한 소통의 도구로 삼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003년 2월 대통령 취임식 직전 영국의 일간 <가디언>은 ‘세계 첫 인터넷 대통령 로그온하다’라는 기사를 실어, 그의 취임으로 인터넷 정치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당시 <가디언>은 “웹사이트를 이해하는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라며 “한국의 온라인 민주주의가 활짝 꽃피울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인터넷과 정보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정에 적극 활용했으며, 노무현 바람의 동력이 된 ‘노사모’도 인터넷 팬클럽이 그 출발점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때 기존 주류매체보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에 주력했다. 정부가 <국정 브리핑>을 만들어 주요 국정 현안을 적극 알리는가 하면, 청와대 비서진과는 블로그를 통해 수시로 글을 올리며 대화했다. 퇴임 이후 만든 ‘사람 사는 세상’ 사이트를 통해서는 지난달 22일을 마지막으로 14개월 동안 21건의 글을 직접 올렸다.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등 정보기술에 앞서 있었다. 변호사 시절부터 설계해 온 인맥관리용 프로그램은 ‘노하우2000’으로 개발됐고, 청와대 업무를 디지털화하고 혁신하기 위해 구상한 ‘이지원’은 나중에 전자정부 전자결재시스템의 뼈대가 됐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전자정부를 통한 책임 행정을 시도한 ‘첫 인터넷 대통령’은 마지막 떠나는 길에서도 유서를 컴퓨터에 저장했다. 구본권 이형섭 김성환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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