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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호관 “손 쓸 틈조차 없었다”

등록 2009-05-23 21:54

바위에 20분 머물면서 가벼운 대화 뒤 갑자기 뛰어내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투신하기 전 봉화산 중턱 부엉이 바위에서 20분 가량 머물면서 수행한 경호관과 가벼운 농담을 하는 등 대화를 나누다 갑자기 뛰어내린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밝혀졌다.

노 전 대통령 서거 경위를 수사 중인 경남경찰청은 이 모 경호관을 대상으로 23일 오후 2시간 여 동안 투신 당시의 정확한 상황에 대해 조사했다.

이 경호관은 경찰 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바위에서 갑자기 아래로 뛰어 내렸으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어서 손을 쓸 틈조차 없었다"고 말했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이 밝힌 이 경호관의 진술내용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투신하기 전 봉화산 7부 능선의 부엉이 바위에 20분 정도 머물렀다.

노 전 대통령은 바위에서 이 경호관과 일상적인 대화도 조금 나눴다.

노 전 대통령은 이 경호관에게 "담배가 있느냐"고 물어 경호관이 "없습니다. 가져올까요"라고 답하자 "됐다. 가지러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마을 길에 걸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저 사람이 누구지"라고 물었다.

또 "여기가 부엉이 바위인데 실제 부엉이가 살아서 부엉이 바위인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이 경호관은 경찰에서 말했다.

이 대화를 끝으로 한동안 침묵이 흐른 뒤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는 것이 이 경호관의 진술이다.

노 전 대통령이 이날 부엉이 바위에 간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이 경호관은 "경호 요원은 대통령이 가시는 뒤쪽 1~2m에서 그냥 뒤따라 갈 뿐이지, 왜 그 곳으로 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전에 보통과 다른 낌새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마음 속 고민을 털어 놓는 등과 같은 사안은 비서 소관이고 단순히 수행하는 경호 소관이 아니어서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현재 시신이 봉하마을에 있고, 검찰 지휘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미뤄 부검은 하지 않을 걸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이 경호관이 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막지 못한 것이 내부징계 대상일 지는 모르지만 입건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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