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해외 주요 언론들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에이피>(AP),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잇따라 속보를 내보내면서, 전세계에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타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한국의 현대 정치지도자 가운데 첫번째 자살은 한국민들에게 충격을 던졌다”고 전했다. 통신은 또 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계승해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여는 등 남북 화해를 위해 노력했으나, 수뢰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명예가 실추됐다고 전했다. <아에프페> 통신은 “한국인들이 노 전 대통령의 자살로 충격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일반 국민들은 검찰과 언론이 지나치게 혹독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했으나, 자살이 올바른 선택은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권의 대표적 언론인 <알자지라>는 “그는 남북 화해를 위해 싸웠다”며 “경제문제로 재임 시절 인기가 없었지만 실패한 정치인으로 평가되지는 않을 것이고, 그의 죽음으로 엄청난 슬픔이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노 전 대통령이 “임기 초 높은 기대를 받았으나 경제운영 미숙, 언론과의 충돌, 미국과의 긴장관계 조성 등으로 비난받으며 인기가 급격히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부고 기사에서 노 전 대통령이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부패척결을 약속하며 취임했으나, 국회의 탄핵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임기가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러시아 언론과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남미권 언론도 서거 소식을 신속하게 보도했다. 남미권에 뉴스를 공급하는 스페인 통신사 <에페>(EFE)는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남북 긴장 완화에 주력했으나,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됐다고 전했다. 미주지역의 현지 한인방송들은 서울의 주요 방송사 특보 내용을 그대로 받아 이날 밤늦게까지 이례적으로 실시간 생중계하기도 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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