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접한 연예계는 23일 믿을 수 없는 소식에 할 말을 찾지 못한 채 공식 반응을 보이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너나 할 것 없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상당수의 연예인은 사안의 민감성과 중대성을 감안해 공식 발언을 유보하거나 자제했다.
평소 사회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배우 권해효는 "지금 상황에서 뭐라 할 말이 없다. 가슴이 먹먹할 따름"이라며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인지 개인의 문제인지 고민해야할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빌 따름"이라고 애도했다.
노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지지자인 배우 문성근 역시 오전에 소식을 듣고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문성근의 한 측근은 "아침에 소식을 듣고 서로가 말을 할 수 없었다. 문성근 씨가 충격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방송인 박경림은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간밤에는 여운계 선생님 빈소를 다녀왔는데 아침에 또 이런 소식을 접하니 패닉 상태다. 마음이 너무 안 좋고 허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을 지내신 분을 잃으니 마치 가족을 잃은 기분"이라며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나 사회적으로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우려되고 삼촌을 잃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정치 드라마를 많이 연출해온 '태왕사신기', '모래시계'의 김종학 PD는 "너무나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대통령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의 꿈이고 동경의 대상인데 그런 자리를 지낸 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정말 개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PD는 "일국의 대통령이라 하면 가슴 속에 남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지금껏 국민의 가슴에 남지 못했던 것 같다"며 "잘했든 못해든 이처럼 불행한 결말로 귀결되면 안되는데 너무 안타깝고 국민들에게 꿈을 없애는 일 같다"고 덧붙였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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