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노무현 전(前) 대통령이 23일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 주요 포털과 커뮤니티에도 애도의 글이 이어졌다.

다음 아고라에는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서명란이 잇따라 개설돼 10시45분 현재 모두 1만3천여명에 달하는 네티즌이 헌화했다.

헌화에 참여한 '추공'은 "기득권을 행해 용감하게 맞선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언젠가 이날을 후회하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네티즌 '승경(seung-kyung)'은 "(노 전 대통령이) 시대의 희생자라고 생각한다"고, '해다미'는 "아귀다툼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큰 별이 졌다"고 적었다.

다음에 개설된 노사모 팬카페에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생을 달리하셨다니 사실이냐", "거짓말이다 믿을 수 없다"는 등 글이 잇따랐다.

관련 뉴스에 붙는 댓글의 수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네티즌 '슈가베이비(sugarbaby) 666'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분이 숨졌는데 자살이든 추락사든 그게 문제냐"며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미자(miza) 282'는 "친근한 미소가 떠올라서 더 그립다. 정말 못 견디게 힘드셨나 본데 부디 좋은곳에 가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빗방울'은 "내 마음속에 유일한 대통령이 서거하셨다"면서 "늦어도 너무 많이 늦었지만 가시는 길에는 꼭 곁에 있겠다"고 적었다.

일부 네티즌은 "현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 "정부와 보수언론에 의한 정치적 타살"이라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지나치게 흥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와 함께 처음부터 자질이 부족한 사람이 대통령이 됐던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나 또한 정권교체를 원하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노빠'들의 과격한 말과 행동은 오히려 거부감만 불러 일으킨다. 정도껏 하라"고 주문했다.

'대초원'이란 아이디(ID)의 네티즌은 "(자살이라면) 자신을 일개 말단 공무원이나 중소기업인 정도로 생각한 무책임하고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며 "이런 가벼움이 그간 비난을 샀던 원인"이라고 적었다.

그는 "진정 이 나라를 위한다면 진실을 밝히고 대응해야지 죽음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사회에) 갈등과 혼돈을 초래한다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너무 한심한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네티즌 '믿음과 평화'는 "결자해지라고 재임기간 보수세력을 항상 적대시하고 적을 많이 만들더니 결국 이렇게 갔다"면서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이러한 대통령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