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전담반 꾸린 경찰 주장에 참가자들 “터무니없다”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자가 염산을 경찰 쪽에 던졌다며 수사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수사전담반까지 꾸려 용의자 추적에 나섰으나, 현장에 있던 집회 참가자 등은 “염산 투척은 터무니없다”며 되레 의심을 던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9일 밤 명동성당 앞에서 벌어진 촛불집회에서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염산이 든 드링크병 5개를 던졌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당시 병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흰 연기와 메탄가스 같은 냄새가 났다”며 “병 조각과 노란 액체가 든 비닐봉지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 감정을 맡긴 결과, 병 속 액체는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힐 수 있는 농도 5.2%의 염산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현장에서 병을 가까이에서 목격했다는 안아무개(37)씨는 “시큼한 식초 냄새가 심하게 났지만 흰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며 “현장 취재 중이던 기자들도 염산이 들었다는 병을 집었지만 화상을 입지 않았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 병 투척 상황을 봤다는 진보신당 <칼라티브이> 앵커 이명선씨는 “경찰이 수거해 가던 병 조각을 나도 맨손으로 집었지만 액체 성분은 느낄 수 없었으며 화상도 입지 않았다”며 “경찰은 두세 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에야 병 조각을 빈 플라스틱 음료수 용기 등을 이용해 수거해 갔는데, 용기 등도 훼손되지 않았고 맨손으로 가져간 경찰도 당시엔 화상을 입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염산을 던진 용의자를 추적하겠다며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수사전담반을 꾸렸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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