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800여명 동원 1시간만에 싹쓸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설치한 30개의 천막이 서울시와 경찰에 의해 강제 철거됐다.
서울시는 27일 오후 3시부터 용역업체 직원 30여명과 경찰 20개 중대 1800명을 동원해 1시간 동안 30여개의 천막을 모두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시민 10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최항도 서울시 행정국장은 “서울광장을 정상화하겠다는 서울시의 자체 판단에 의한 것”이라면서도 “27일 아침에 청와대 자치행정비서관실에 이런 계획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5일까지만 해도 “시민단체에 철거 요청을 계속하고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물릴 계획이지만, 강제 철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갑작스런 태도 변화의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또 서울시가 불법설치물 철거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대집행영장 발급이나 집행책임자의 증표 제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법률 위반 논란도 생길 것으로 보인다. 장대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홍보팀장은 “서울시를 대상으로 고소를 하고, 재산 손해에 관해서는 국가배상 청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26일 서울광장 주변에 천막을 설치한 시민단체들에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될 수 있다”고 1차 통보한 뒤, 27일 아침 다시 “오늘 12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강제 철거 조처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이어 오후 1시께부터는 경찰 버스로 서울광장을 둘러싼 뒤, 오후 3시10분께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경찰이 천막 주변을 둘러싼 뒤 서울시 용역업체 직원들이 천막을 철거했으며, 이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경찰이 막거나 연행했다.
서울시와 경찰이 천막을 철거할 때 서울광장에는 전국민주연합노조 소속 환경미화원 500여명이 집회를 열고 있었으며, 이들은 천막 철거 과정에서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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