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디수첩쪽 조중동 “과장보도” 파상공세에 반박
광우병의 위험성을 강조한 <문화방송> 피디수첩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29일치 ‘미국산 쇠고기 과연 안전한가’ 편에 대해 번역자가 25일 “제작 의도가 강조됐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이른바 조·중·동은 피디수첩에 대해 왜곡·과장 보도를 했다며 파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피디수첩 제작진은 “보수언론의 마녀사냥이 또 시작됐다”며 “피디수첩 흠집 내기를 당장 중단하라”고 반격했다.
■ 무엇이 문제 영문번역 및 감수를 맡은 정아무개씨(26)는 피디수첩 시청자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생방송 중 다우너 소(일명 ‘주저앉는 소’)를 ‘광우병 소’ 운운한 게 번역 문제냐”고 항변하면서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되어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제작진이 다우너 소를 광우병 논란에 무리하게 연결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피디수첩은 “생방송 도중 일어난 실수”였다고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피디수첩 쪽은 “다우너 소를 광우병과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왜곡이라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피디수첩 쪽은 26일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조선·동아 등도 광우병의 대표적인 증세가 ‘주저앉는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동아는 미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쇠고기 리콜사태가 일어났을 때인 지난 2월19일치 지면에서 “규정상 다우너 소는 식품으로 사용될 수 없다. 광우병에 감염될 위험성이 일반 소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조선도 “다우너 소의 경우 식중독균이나 광우병 등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아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조중동은 또 피디수첩이 미국 여성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가 인터뷰에서 딸의 사인을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라고 말했는데도 ‘인간광우병’(vCJD)이라고 자막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번역자인 정씨조차도 이 부분에 대해선 “빈슨의 어머니가 vCJD와 CJD를 혼동해서 말했고, (빈슨의 어머니가 딸의 사인에 대해) 결국 인간광우병으로 의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피디수첩 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 ‘제작 의도’가 문제? ‘제작 의도’를 문제 삼은 정씨의 항변에 대해 피디수첩 쪽은 “‘제작 의도’가 분명히 있었다”고 맞받았다. 조능희 피디수첩 책임피디는 “미국에서 광우병 의심환자가 발생했고 대규모 리콜사태가 있었는데도 우리 협상단은 이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았다”며 “서둘러 체결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이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기획 의도’를 가지고 제작했다”고 정면 대응했다. 김평호 단국대 교수(언론영상학부)는 “어느 프로그램이건 편집 방향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제작하는 것은 저널리즘의 기본”이라며 “피디수첩 역시 제목에서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취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사태로 한 입으로 두말하는 조중동의 의도적인 무지함이 드러났다”며 “황우석 사건 때와 비슷한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6일 성명을 내어 이명박 정부와 보수언론의 ‘피디협회 때리기’를 성토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청와대와 정부 여당 그리고 검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조중동까지 가세해 ‘피디수첩’ 때리기”에 나섰다며 “허구 논리로 여론을 왜곡하고 선동하고 있는 것은 ‘피디수첩’이 아니라 바로 정부 여당과 조중동”이라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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