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행 막아선 경찰 “범죄 예상”…결국 운행 중단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은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민들은 시내버스를 타고 청와대로 향했고, 10대 ‘촛불소녀’들은 한나라당 당사와 조선일보 앞서 1인 시위에 나섰다. 인터넷모임 회원들은 서울 강남에서 독창적인 행위극을 펼치기도 했다.
21일 정오께 시민 6명이 촛불소녀 스티커를 붙인 티셔츠를 입고 서울 광화문 앞 정류장에서 청와대행 8000번 버스를 탔다. 경복궁 서문을 지나자 사복 경찰관들이 버스에 올라 타 “국민대책회의가 제안한 ‘8000번 버스 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 범죄가 예상된다. 청와대는 특별 제한 구역이다”라며 이들을 제지했다. 곧이어 전경 50여명이 버스 주위를 둘러쌌고 일부 경찰은 카메라로 탑승객들의 사진을 찍었다. 이어 버스 회사 직원들이 와 승객들한테 “버스를 돌린다”며 양해를 구했고 이날 저녁까지 버스 운행은 중단됐다. 8000번 버스는 지난달 1일 개통됐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는 개통 전날 이를 기념해 시승한 뒤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10대 청소년 20여명은 이날 한나라당 당사, 조선일보사,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 앞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한나라당 앞에서 1인시위를 한 박이슬(16)양은 “‘버스만 타도 누구나 갈 수 있는 청와대’라며 노선을 놓더니 이제 와서 막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카페 소울드레서 회원 50여명은 이날 저녁 6~7시 강남 코엑스몰에서 두 차례 ‘번개 행위극’을 벌였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멈췄습니다”라고 외친 뒤 주변에 흩어져 5분 동안 멈춰 있다가 순식간에 흩어지는 퍼포먼스(플래시몹)로 주변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송경화 노현웅 최현준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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