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번째 촛불문화제사 서울광장과 광화문 인근에서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장10신] 45번째 서울광장 촛불문화제
경찰, 분말소화기 뿌리며 시위대 해산 유도
시민들, “살인경찰 물러나라” 격렬하게 대항
살수차 2대 등장했으나 쓰지않아…12명 연행
경찰, 분말소화기 뿌리며 시위대 해산 유도
시민들, “살인경찰 물러나라” 격렬하게 대항
살수차 2대 등장했으나 쓰지않아…12명 연행
[10신] 7시 40분 시위대 대부분 자진해산…3백여 시민은 끝까지 자리 지켜
한 눈에 보는 21~22일 <한겨레 12시간 생방송> 1
한 눈에 보는 21~22일 <한겨레 12시간 생방송> 2
6시 50분. 광화문 4거리엔 윤도현의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현장에 남아 있던 시민들은 기차놀이를시작했다. 예비군복을 입은 시민들이 먼저 ‘앞뒤 어깨동무’를 하며 꼬리에 꼬리를 문 기차를 만들었다. 이들이 원을 만들며 빙글 빙글 돌자 나머지 시민들도 기차놀이에 참여했다. 빗줄기가 거세게 내리는 가운데서도 현장에 남아있던 시민 3천여명은 기차놀이에 흠뻑 빠졌다. 시민들은 서로의 손뼉을 마주쳐주며, 새벽까지 시위를 이어온 스스로를 격려했다. 지루한 경찰과의 대치가 이어지던 광화문의 새벽은 갑자기 축제의 현장으로 바뀐 듯한 인상이다.
이윽고 아침이슬 노래가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기차놀이를 풀고 청와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밤샘 시위를 이어온 시민들의 표정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고 격려하듯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몇몇 시민은 모르는 사람이지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감동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였다. 예비군복을 입고 하루 종일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 4거리를 지킨 김아무개(29)씨였다. 김씨는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걸 포기하고 이 자리를 함께 해온 시민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소감을 밝혔다. 예비군 동료들은 김씨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울지마”라고 격려해주었다. 7시 40분.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지고, 시위대의 숫자가 계속 줄어갔다. 시위대 방송차량에 올라선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시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청 광장으로 이동해 오늘 시위를 마치고 22일 오후 7시에 다시 모이자”고 제안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지막으로 “아리랑”을 한번 더 부른 후, 시청광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산에 동의하지 않은 3백여 시민들은 광화문 4거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시민은 “오늘이 아니면 또 언제 모이나. 왜 대책회의는 시위대를 해산시키는지…”라며 불만을 이야기했다. 오전 8시 광화문 4거리 새문안길 쪽의 차향통행이 재개됐다.
22일까지 이어진 45번째 촛불시위는 최근 며칠 사이 시위중 가장 격렬하게 진행됐다. 전투경찰이 시위대와 맞닥뜨리진 않았지만 시민들의 청와대 진출시도는 한층 격해졌다. 21일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추가협상결과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평가한 시위대는 광화문 4거리의 버스차벽을 새벽 내내 거세게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분말소화기를 날이 샐 때까지 시위대에 뿌려댔다. 일부 경찰들은 시민의 얼굴을 향해 곧바로 소화기를 분사해 많은 시민들의 비난을 샀다. 시민들은 새벽 내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게 만들 정도로 자욱한 분말연기 속에서 버스 차벽을 흔들었다. 경찰은 수차례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했지만 결국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20일에 이어 21일 시위에서도 경찰에 연행된 시민들이 12명에 달했다.
46번째 촛불문화제는 22일 오후 7시 시청앞 광장에서 계속된다. 다시 대규모로 불어난 21일 촛불 시위는 향후 촛불민심의 방향을 예측하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허재현 catalunia@hani.co.kr
[9신] 경찰 시위대와 ‘맞장’방송…전경버스에 불지르려한 30대 남성두고 프락치 논쟁 벌어져
새벽 5시30분 현재. 5천여명의 시민과 전경이 광화문사거리 앞에서 전경버스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인 상황이 4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는 일단 소강상태다. 하지만 6시 이후 경찰이 진압에 나섰던 전례를 감안할 때, 6시 이후 강제 해산과 강제연행 가능성도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현재 경찰 병력은 광화문을 비롯 서대문 쪽에도 3~4개 중대가 배치되어 있다.
이날 대치 과정에선 경찰과 시위대 사이의 ‘맞장’ 방송이 눈길을 모았다. 경찰이 “시위대 여러분, 밤이 깊었습니다. 가족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귀가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하자 시위대 방송은 “차 끊겼습니다. 닭장차 빌려주시면 집에 가겠다”라고 맞받아쳤다. 또 경찰이 “여러분 살수 하겠습니다”고 경고방송을 하자, 시위대 방송은 “천민들은 돈이 없어서 씻을 수도 없어요. 빨리 살수해서 샤워시켜 주세요”라고 대꾸했다.
경찰이 “여러분이 경찰 차량을 잡아당기는 행위로 인해 많은 부상자가 생기고 있습니다”고 방송하자, 시위대 방송은 “경찰 차량으로 가로막는 행위로 인해 많은 부상자가 생기고 있습니다”라고 응수했다. 경찰이 또“집회시민 여러분 불법행위를 그만 하십시오. 여러분의 불법행위 때문에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고 하자, 시위대 방송은 “경찰 여러분 불법주차를 그만 하십시오. 여러분의 불법행위 때문에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라고 맞대응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시민 십수명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행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겨레>에 직접 전화를 건 한 시민은 “2시 30분께 연행돼 광화문 정문 버스에 잡혀 있는데, 경찰이 때려 입술이 터졌다”고 증언했다.
한편, 4시30분께 한 30대로 추정되는 남성 연아무개씨가 기름이 유출되는 경찰자에 방화하려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시민들로부터 ‘프락치’ 오해를 받았으나, 본인은 끝내 ‘프락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경찰버스에 불을 지르고 싶었다”고만 말했다. ‘시민들을 카메라로 찍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나는 카메라는 없고, 폰카메라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대책회의는 시민들과의 회의를 거쳐 이 남성을 경찰에 인계해 신원 확인과 방화 의도를 조사하기로 했다.
6시 현재 현장엔 굵은 빗줄기가 내리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연이어 “서울광장으로 이동하라”는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시민 5천여명은 빗줄기를 맞으며, 광화문사거리를 지키고 있다. 허재현 기자
[8신] 경찰, 분말소화기 뿌리며 시위대 해산 유도
시민들, “살인경찰 물러나라” 격렬하게 대항”
1시35분께 살수차 2대 등장…강경진압 예고 광화문사거리에서 대치중인 시민과 경찰의 충돌이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경찰은 1시간째 2만여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뿌려대고 있다. 과거에는 경찰이 시민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소화기를 뿌렸던 것에 반해 오늘은 버스 안에 숨어 있다가 작은 문틈을 통해 호스로 난사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버스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시민들에게 곧바로 소화기가 뿌려져 시민들의 건강이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분말소화기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화기가 바로 시민들의 폐로 들어갈 수 있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송현식(20)씨는 버스 앞에 서 있다가 경찰이 갑작스레 쏜 분말소화기에 얼굴을 맞아 눈을 뜨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의료지원단의 치료를 받고 있다. 시민기자 원우제(27)씨 역시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가 카메라로 경찰을 찍고 있는 상태에서 1미터 앞에서 마치 물대포를 쏘듯 분사되는 경찰의 분말소화기에 노출되자, 버스에서 내려와 의료지원단의 치료를 받았다. 경찰의 대응이 강경해지자, 시민들이 외치는 구호도 더욱 격렬해졌다. 몇몇 시민은 “폭력경찰 물러나라”가 아닌 “살인경찰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다. 김현채(20)씨는 “소화기처럼 위험한 물질을 시민들한테 뿌린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경찰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소화기 분말가루는 결코 우리 몸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버스에 밧줄을 감아 당겼다가 이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시민 여러 명이 팔목 부위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주로 여성들이다. 몇몇은 구급차에 실려갔다. 광화문사거리에 있는 시민들 대부분은 ‘콜록콜록’ 기침을 할 정도로 매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1시간째 경찰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버스 사이에 줄을 이어 전경버스를 흔들고 있다. 하지만 버스는 앞뒤로 흔들리기만 할 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경찰이 경찰 차벽을 두 줄로 쌓은데다 버스 사이를 줄로 이어놓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버스를 당기고 있는 밧줄의 길이는 약 100미터. 총 5개의 줄이 버스를 감고 있는데, 줄 하나당 시민 100여명이 당기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2만여명의 시민이 남아 있는 상태다. 경찰의 경고방송도 한층 위협적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경고방송은 “즉시 해산하십시오”였지만, 오늘은 “경찰 투입이 시작되면 돌을 던진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마십시요. 도망가지 마십시요. 우리가 반드시 검거해서 책임을 물을 겁니다”라며 강제연행을 염두한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런 경고방송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는 반응이다. 경찰의 방송이 오히려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는 인상이다. 1시20분께 경찰 버스 1대가 35도로 기울어진 채 끌려 나왔다.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곧 경찰병력을 투입하겠습니다.” 1시30분 현재 경찰의 경고방송이 이어지고 있다. 1시35분께 살수차 2개다 동원됐다. 시민들이 “온수 온수”를 외치고 있다. 맨 오른쪽에 있던 전경버스 1대가 시민들에 의해 끌려나왔고, 전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러자 시민들이 박수를 쳤다. ‘후배들아 사랑한다’라는 글이 씌어져 있는 하얀색 반팔티를 입은 전의경전역자 모임에서 나온 시민 12명이 그 앞에서 안타깝게 광경을 지켜봤다. 박정호(21)씨는 “시위대의 적이 전경이 아닌데 선배 입장에서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전경들에게 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전경들이 물을 받아 먹자, 뒤에 있던 시민들이 이 광경을 보고 “물 있으면 더 줘요. 전경들도 목 마릅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새벽 3시가 다 될 때까지 직접 살수를 하지 않고, “일반 시민 여러분은 즉시 해산해 주시고, 폭력 시민들은 폭력을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시민들은 “우리 모두 일반시민”이라고 말하며, 도망가지 않은 채 우비와 우산을 쓰고 물을 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새벽 5시 현재 5천여명이 시민들이 광화문사거리에 남아 있는 상태다. 허재현 기자
[7신] 시민들, 경찰 차벽 밧줄로 묶으며 대항
경찰, 분말소화기 뿌리며 시위대 해산 유도
“독소조항 손못댄 추가협상 역시 국민사기극” 10시40분께. 현장에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급히 비옷을 꺼내입고, 우산을 썼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국민토성’ 쌓기 작업을 계속했다. 10시50분께. ‘국민토성’이 버스 높이의 30cm 정도만 남기고 올라갔다. 한 시민이 토성 위에 올라, 버스 차벽 위에 태극기를 꽂았다. 10시55분께 한 남성이 토성 위에서 외쳤다. “우리가 이대로 아무 것도 안하고 물러서면 명박이가 웃는다. 국민이 버스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며, 시민들을 향해 버스 위로 올라갈 것을 호소했다.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6월10일 촛불문화제 때는 버스 위에 올라가는 것을 두고 ‘폭력’ ‘비폭력’ 문제가 불거졌었다. 오늘은 깃발을 든 50여명의 시민들만이 버스 위에 올랐다. 각각의 깃발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적혀 있었다. 민주노총 깃발에는 “이명박 shut out”, 공공운수연맹 깃발에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공공부문 사유화 반대, 한반도 대운하 반대”라고 씌어 있다. 눈에 띄는 깃발은 “조중동은 독극물”이라고 씌어진 것으로, 시민들의 가장 많은 환영을 받았다. “50일 밤의촛불 자랑스럽습니다. 촛불이 지킵니다. 촛불이 길입니다”는 빨간 현수막의 글귀가 마치 시민들의 바람을 담고 있는 듯했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박찬석(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4)씨는 “그동안 시민을 농락하고 무시해왔던 이명박 정부에 뭔가 보여줄 수 있게 되어 좋다. 한을 풀었다”며 “다른 시민들도 동참해 다음에는 더 큰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방송을 통해 “깃발을 든 여러분이 속한 단체의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불법집회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즉시 내려가십시오”라며 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에 야유를 보냈다. 또한 경찰은 방송에서 “다함께 김광일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김광일씨가 참여한 집회가 불법집회가 아니란 말입니니까?”라며, 시위대를 향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방송차 경찰이 특정 시민의 이름을 들먹이며 말을 건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현장에서 만난 권영국 변호사는 “실정법 상 불법이 맞다. 하지만 국내 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 훨씬 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정부”라며 “시민들의 오늘 집회는 헌법상에서 봤을 때, 합법이다”고 말했다. 밤 12시께 시민들이 지름 2cm 정도의 굵은 밧줄을 경찰 차벽 인근으로 가져왔다. 경찰 차벽에 묶으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경찰은 여러분의 불법행위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습니다. 밧줄로 경찰버스를 묶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입니다. 해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경찰차를 밧줄로 묶자, 12시10분께 경찰은 버스에 밧줄을 묶는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분사했다. 한편, 이에 앞서 40대 한 남성이 <한겨레> 영상취재팀 피디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해달라. 이명박 정부 각성하라”며 “자기가 연행되는 장면을 꼭 방송으로 내보내 달라”는 말을 남기고 경찰쪽 버스 아래로 스스로 뛰어내려 연행되기도 했다. 허재현 기자
[6신] 시민들, 차곡차곡 국민토성 쌓고 있는 중
경찰, “모래성 쌓는 행위 중단하라” 경고방송 내보내 밤 10시30분께. ‘국민토성’이 경찰 차벽(일명 ‘명박산성’) 높이에 다다를 때까지 쌓였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속속 도착하는 모래주머니를 나르고 있고, 이를 건네받은 시민들은 차곡차곡 ‘국민토성’을 만들고 있다. 특히 서울역 쪽 2.5톤 트럭에서 모래를 주머니와 비닐봉지에 담겨온 모래가 10시10분께 도착하자 시민들은 “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시민 5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래에 얼굴을 파묻은 채 열심히 모래를 담았다. 현재 모래성은 높이 2미터, 가로 1.5미터 정도다. 시민들 몇몇은 모래성 맨 위에 올라서서 경찰 차벽 위로도 모래를 쌓기 시작하고 있다. 이한구(27·영등포구 신길동)씨는 “국민은 평화행진을 하려하는데, 경찰이 막으려고만 하니까 답답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어린이도 어른들을 거들었다. 김태욱(11·경기 안양)군은 “어른들이 이명박 대통령 반대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었다”며 “마치 모래장난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다”고 말하며 열심히 모래주머니에 모래를 담았다. 9시를 넘기자 시민들은 ‘국민토성’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했다. 9시30분께 시민들이 경찰 차벽 앞쪽에 세워진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와~”하고 달려가면서 해체했다. 시민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다. 어떤 시민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모래를 날랐고, 손에 손으로 모래주머니를 운반했다. 시민들은 토성이 올라가자, “올라간다”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모래를 쌓고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경찰은 현재 계속 채증사진을 찍고 있고, 깃발을 든 시민들이 경찰 차벽 바로 앞에 와서 깃발을 흔들며 경찰의 채증을 방해하고 있다. 한편, 주최 쪽은 시위 인원을 10만명으로 추산한 반면, 경찰은 1만명이라고 발표했다. [5신] “국민토성을 쌓을 모래를 사수하라!”
시민들, 광화문사거리에 ‘명박산성’ 대항 ‘국민토성’ 쌓아 8시30분께. 박원석 상황실장이 ‘국민토성 쌓기’ 퍼포먼스와 관련해, 시민들을 향해 긴급 호소를 했다. ‘국민토성’은 지난 10일 촛불집회 때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에 설치한 콘테니어 장벽인 이른바 ‘명박산성’에 항의하기 위해 모래로 쌓기로 한 성이다. 9시를 넘어서면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주최쪽에서 준비한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 쌓기 행사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 성을 쌓기 위해 운반되던 모래트럭이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자, 박원석 상황실장이 긴급 호소를 한 것. 그는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을 쌓아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서울역 쪽에서 오는 모래차가 경찰과 대치중”이라며 “모래차를 호송해 오기 위해 남성분 중심으로 천명만 자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자원자 수천명이 “와” 함성을 지르며, 무대 뒤로 모여 들었다.
촛불문화제는 8시50분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곧이어 행진이 시작됐다. “오늘은 시내 중심가를 돌지 않고, 광화문 쪽으로 곧바로 행진한다”고 사회자가 말했다. 현장에는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
촛불문화제를 마친 3만여명의 시민들은 광화문 네거리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그에 앞서 ‘안티 이명박’ 카페 회원 들을 중심으로 경찰 차벽이 설치된 광화문 네거리 앞에서 경찰과 대치를 하고 있다.
9시께 광화문사거리 시민들이 도착했다. 그러자, 경찰 방송차가 “평화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십시요. 폴리스라인 무너뜨리는 여러분의 모습은 폭력행위입니다. 즉시 중단하십시요”라고 방송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우~”하고 무시하며, 개의치 않았다.
한 시민은 경찰에 따지기도 했다. 정일교(40·인천)씨는 “폴리스라인 넘으면 구체적으로 무슨법을 위반하는지 설명하라”고 했다. 그러자, 경찰이 아무런 답변을 하지 못한 채 시선을 외면했다.
한편 곳곳에서 보수단체와 촛불 시민들 사이의 다툼이 벌어졌다. 오후 3시께 청계광장 앞에서 ‘폭력 촛불 집회 거리 사진전’을 벌이고 있던 ‘촛불반대시민연대’와 촛불 문화제 개최에 앞서 시청 앞으로 모였던 시민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또 8시30분께 청계광장 앞에서 ‘촛불시위 중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던 50대 이상 노인들과 광화문 네거리로 이동하던 촛불 시위대 사이에서 말싸움과 몸싸움이 일기도 했다.
한 시민은 “이제 그만 하고 가셔도 일당 받을 수 있잖아요. 그만 들어가세요” “이제 더 있으셔도 야근 수당 안나와요”라고 조롱했다. 한 시민은 전역증을 보여주며, “제가 지난 2월 공군장교로 전역했는데, 제가 그럼 빨갱입니까? 저 강남에 아파트도 한채 가지고 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나왔어요. 제가 빨갱이입니까?”라며 항의했다. 대다수의 촛불 시위대는 “매국노, 매국노”를 연호하며, 촛불시위 반대 시위대를 압도했다.
촛불 반대를 하고 있던 60대로 보이는 여성은 “저것들은 논리적인 대화가 안돼. 빨갱이 놈들”이라고 고함을 질러 시민들이 이에 분노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인터뷰를 시도한 <한겨레> 기자에게도 “빨갱이 편만 드는 언론이라 상대하고 싶지 않다”며 “도대체 한달이 넘도록 이렇게 국력을 소비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함께 촛불 반대 시위를 하고 있던 남성은 “지금 경기도 안 좋은데, 왜 이렇게 국력을 소비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의견을 외치는 것도 우리의 자유인데, 저렇게 우리를 몰아내려고 하면 그들이 욕하는 정부와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오늘 촛불문화제에서 눈에 띄는 참석자는 일본 음악 동호회인 ‘베스티즈’ 소속 누리꾼들이다. 주로 음악 비평 등의 활동을 하고 있던 이들은, “최근 한국의 쇠고기 국면을 보면서, 너무 답답해 나왔다”며 시민들이 깔고 앉을 수 있는 깔판과 물, 초코파이 등을 준비해 무료로 배포했다. ‘베스티즈’ 회원 정선민(19)군은 “두달이 다 되도록 시민들이 이렇게 힘겹게 외치고 있는데, 도대체 청와대는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주인 말을 들어야 하는데, 안 들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밤 10시께 모래토성에 쌓을 모래를 사수하기 위해 서울역 쪽으로 갔던 2천여명의 시민들이 경찰에 의해 제지당한 모래를 각각 모래주머니에 담아 광화문사거리로 운송하고 있다. 회사원 이용준(32)씨는 “주최 쪽에서 남차 1천명 자원을 받아 서울역에 왔고, 가보니 경찰이 2.5톤 트럭의 차 열쇠를 뺏어간 상태였다”며 “명박산성에 맞서는 국민토성을 쌓는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것”이라고 평했다.
노현웅 허재현 최현준 기자 goloke@hani.co.kr
[4신] “독소조항 손못댄 추가협상 역시 국민사기극”
“이 대통령, 재협상 아니면 퇴진하라” 7시25분께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정부가 발표한 추가협상이 또 하나의 국민 사기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대로 촛불을 내리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5만여명의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 굴복한 우리 정부 때문에 우리는 이대로 촛불을 내리지 않겠다”며 45차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렸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이 가장 먼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오늘 정부가 또 한번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지금부터 정부 추가협상 결과 발표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설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눠 추가협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첫째, 쇠고기 안전성의 핵심은 SRM인데, 30개월 미만 쇠고기에서 SRM이 안들어온다고 국민을 속였다. 광우병 위험물질이 안들어 오는 게 아니라 다 들어온다. 혀, 곱창, 선진회수육 등이 모두 수입된다. 둘째,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안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실효성 없는 거짓말이다. 미국 농무부가 안전관리 해준다는데, 이것 미국 정부가 직접 보증해주는 것도 아니며, 30개월 이상 쇠고기 안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광우병 위험물질을 걸러낼 수가 없다. 셋째, 문제 있는 미국 쇠고기가 들어와도 즉각 중단조치를 못한다. 정부는 뭔가 대단한 것을 얻어온 것처럼 말하는데, 대국민 사기극이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의 독소조항 하나하나 다 뜯어고쳐야 한다.” 현재 서울 광화문에는 5만여개의 촛불이 켜져 있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등을 부르며, “재협상을 실시하라” “국민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의 손에는 촛불과 함께 ‘협상무효! 고시철회!’ ‘이명박 OUT’라고 씌워진 손팻말이 들려 있다. 박원성 상황실장은 “오늘 시민 6명이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청와대로 갈 수 없다’며 시민들을 통제했다”며 “‘우리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며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버스회사 관계자를 불러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이게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정부가 할 짓인가”라고 꼬집었다. 그가 시민들을 향해 “국민의 항의에 눈을 감고 국민과 단절하겠다는 것”이라고 하자, 시민들이 일제히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이상훈(38·서대문구 남가좌동)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침이슬은 들었을지 몰라도 재협상 안하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리의 묵소리는 안들은 것 같다”며 “이명박이 또 다른 꼼수를 부리는 것 같은데, 우리는 건강주권을 지키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막으려 한 것이지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막자고 모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녀’라는 별칭이 붙은 김지윤(고대 사회학과 4)씨는 “입만 열면 망언을 쏟아내는 망언제조자 주성영. 촛불집회를 천민민주주의라고 말한 덕분에 더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온 것 같다”며 “그가 나를 두고 고대생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며 전직 공안검사다운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이는 단순히 나 한명만의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니라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까지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쇠고기에서 SRM을 제거해야 하듯 2MB에서 SRM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며 “그렇게 될 때까지 촛불 들고 계속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날 무대에는 어제 무대에 오른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에 이어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올라,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는 “주성영 의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두고 천민민주주의라고 했다는데, 그 사람은 하늘의 뜻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천민의 천이 ‘하늘천’이라면 그의 말은 맞다. 우린 하늘의 뜻을 받들고 있다”는 말로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는 “촛불이 사그러들고 있다고 보도하는 조중동 찌라시들과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서 이 촛불이 꺼지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며 “어떤 영화감독도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을 여러분이 만들고 있다는데, 정말 고맙다. 같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이 촛불들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감격해했다. 7월2일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다가 감옥으로 가는 일이 있더라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총파업 투쟁을 힘있게 전개하겠다”며 “보수언론과 정권이 우리더러 정치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도록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파업과 관련해서 “경제가 어려운데 파업을 왜하냐고 하지만, 작년에 우리나라 수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양극화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서민들이 삶이 어려워졌다”며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우리는 국민 여러분을 믿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방글라데시 출신 노동자 자만(43)씨는 무대에 올라 “무슬림 이주노동자는 돼지고기를 못먹기 때문에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며 “이주노동자도 한국시민들과 마음은 똑같다. 힘내라”고 격려했다.
8시. 해가 완전히 넘어가자 빨간 촛불의 행렬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8시20분께 10대 청소년 17명이 무대에 올라 <헌법 제1조> 노래에 맞춰 발랄하고 코믹한 춤을 췄다. 몇몇 시민들이 이들이 춤출 때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8시30분. 그동안 진행된 촛불문화제 영상이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조용히 영상을 바라보며 감회에 잠겼다. 시민들이 물대포를 맞고, 전경이 시민들을 때리는 장면이 나올 때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지만 영상이 끝나자 박수를 보냈다.
같은 시각(8시30분께). 청계천 소라탑 밑에서 보수단체 회원 일부가 ‘거짓촛불, 촛불을 꺼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어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들을 본 촛불집회 참가자 수백명이 이들을 둘러싼 채 “매국노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 과정에서 수단체 회원 2명이 시민을 때리고 도망쳤고, 경찰이 이들 보수단체 회원을 이순신 동상 아래 전경버스 뒤로 데리고 갔다. 이에 시민들이 “내놔라 왜 경찰이 보호해 주냐”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일어난 것이다. 한편,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보수단체 회원은 “오늘 서경석 목사가 주최하는 모임 때문에 나왔다. 나는 촛불집회 반대를 외쳤는데, 사람들에게 두들겨 맞았다”고 말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3신] 5만 촛불 “추가협상은 기만…촛불로 심판”
국민대책회의 입장발표…“국민 건강 못 지킨다”
집회 참여자 계속 늘어…동아일보 앞까지 꽉차 무대차량이 덕수궁 대한문 앞 차도를 차지하고 광화문 방향을 보고 섰다. 시민들은 대한문 앞에서 동아일보 앞까지 꽉 채웠고, 집회가 진행되는 중간에도 참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당초 서울광장에서 열기로 한 집회는 참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한문 앞으로 옮겨졌다. 주최 쪽은 5만여명이 참여해 지난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은 인원이 촛불문화제에 나왔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가 협상결과를 발표했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상하(중앙대학 경영학부 3학년)씨는 “추가협상 결과는 국민 기만이다. 정부가 대충 넘어가려 하는 것이 보인다”며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 같은데 이대론 안된다. 촛불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수녀 100여명도 대열 맨 앞에 단체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조정심(37·안양시 호계동)씨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안들여 온다고 하는데, 만약 들어왔을 때 법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지 실효성에 의문이다”며 “전면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아무개 수녀(31)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협상이 아닌 것 같아 수녀들이 나왔다”며 “이명박 정부가 눈속임만 하려고 하고, 그동안 정부가 너무 변명을 많이 해 진정으로 노력한 협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7시20분 <광야에서>가 울러퍼지며 45번째 촛불문화제가 예정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2신] “추가협상은 기만…전면 재협상까지 투쟁”
“시민 안전 담보할 내용 없고…검역 주권도 해결 안돼” 5시40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긴급 입장을 발표했다. 문화연대가 주최한 ‘촛불아 힘내라’ 1박2일 콘서트는 잠시 중단했다. 대책회의는 “추가 협상한 내용에는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내용이 없는 기만”이라며 “앞으로 전면 재협상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 입장발표에는 안병욱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대책회의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제한이 전혀 없이 민간자율규제 방식으로 90점짜리 재협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이번 추가협상 역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과 관련해 글자 하나 바꾸지 못했다”며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한 2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로 협정문을 바꾸는 재협상만이 검역 주권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30개월 이상 수입금지에 대한 대책은 실효성이 없는 것이고, 광우병 위험물질에 대한 대책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신뢰가 돌아올 때까지라는 단서조항은 촛불이 꺼지는 순간 다시 들여올 수 있다는 잠정 조항으로, 결국 소나기만 피해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 교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재협상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됐을 때 그때 금액이 8000억에 달했다. 흔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자동차 산업이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정부가 뻥튀기해서 발표한 이익이 8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쇠고기 협정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그쪽 업자들 추산으로는 1조5000억원 정도의 쇠고기가 수입될 것으로 본다고 한다. 더구나 미국 사람들은 먹지 않는 소의 내장과 30개월 이상의 회수육, 분쇄육으로 그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쪽 입장에서는 대단한 소득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 협정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광우병 쇠고기 국민대책회의에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이같은 재협상을 막아낼 것”이라며 ”가급적 많은 촛불이 오늘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내일까지 철야로 진행되는 48시간 비상국민행동으로 우리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다음주 24일과 27일 2차, 3차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며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누구든 좋으니 정부와 대책회의가 일대일 끝장토론을 벌이자”며 “우리는 누가 나와도 자신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박 위원장은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정부의 나팔수’ 역할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7월2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받아 우리는 끝까지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며 “다만 지금 총파업 지지율이 60% 정도 나오는데, 광우병을 반대하는 국민의 뜻이 90%를 넘는데, 우리의 파업에도 그만큼의 지지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허 부위원장의 말에 큰 박수를 보냈다. 7시. 대책회의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민들은 태평로를 차지하고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아래는 국민대책회의 입장 발표문 전문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현장 1신] “해법 없는 청와대가 답답하다”
촛불소녀들 8000번 버스타고 청와대 1인시위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45번째 ‘촛불 문화제’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0일 저녁 7시부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서울광장 주변에는 대책회의에 속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나와 문화공연과 전시회를 동시에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다트게임장을 마련했다. 큰 널판지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한반도 대운하, 공공부문 민영화, 국민연금 등의 10개 표적을 만들어 두고 시민들이 다트를 던져 이를 막아내는 퍼포먼스다. 시민들이 다트로 표적을 맞추면 사회자는 “자 지금 우리 시민께서 한반도 대운하를 막아내셨습니다”며 추켜세워 흥을 돋구고 있다. 다트게임은 시민 20여명이 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게임에 참여한 최아무개(37)씨는 “시민들은 이렇게 즐겁게 의견을 말하고 있는데,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는 청와대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만화가들도 거리에 나섰다. 만화가들은 시청 한 편에 천막을 차려놓고 개인 캐리커쳐를 그려주거나 얼굴에 ‘광우병 쇠고기 반대’를 형상화한 페이스 페인팅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촛불 시위 최고 유행어 앙케이드’를 벌이고 있다. 앙케이트 벽면에는 “이제 100일, 우리 헤어져”, “물대포가 안전하면 니네 집 비데로 써라”, “공약 지킬까 봐 겁나는 건 니가 첨이다” 등의 재치있었던 그간의 구호가 붙어 있다. 시민들은 각각의 구호에 스티커를 붙여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고 유행어로 꼽히는 것은 “물대포 안전하면 비데로 써라”다. 시민들이 평화로운 행진을 가로 막았던 경찰의 물리력 행사에 가장 분노했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오후 2시30분께 ‘나눔문화’에서 촛불소녀 1인 시위를 벌였다. 시청 앞 광장 천막에 모인 10여명의 촛불 소녀, 촛불 소년들은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안에 들어가 간단히 동선을 정한 뒤, 여의도 한나라당사, 조선일보 앞,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 앞 등으로 흩어져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1인 시위에 참석한 박이슬(16·고1)양은 “버스만 타도 누구나 갈 수 있는 청와대에 국민의 뜻을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막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 촛불 시위보다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촛불 소녀 입장으로 국민의 뜻을 전하러 가는 것이니 겁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앞 1인 시위를 진행할 고다현(16·고1)양은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간 뒤, 또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릴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이동 거리가 먼 만큼, 중간중간 버스와 지하철에서 시민들을 만나 교육 정책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2일 새벽 6시까지 진행하는 ‘1박2일’ 콘서트를 벌이기로 했다. 이 콘서트에는 두번째 달 <바드>, 손병희, 꽃다지, 이한철 등 음악인 20여팀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밤새 벌어진 문화축제를 설레이며 기다리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이윽고 아침이슬 노래가 흘러나왔다. 시민들은 기차놀이를 풀고 청와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노래를 불렀다. 밤샘 시위를 이어온 시민들의 표정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았고 격려하듯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몇몇 시민은 모르는 사람이지만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감동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였다. 예비군복을 입고 하루 종일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 4거리를 지킨 김아무개(29)씨였다. 김씨는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모든걸 포기하고 이 자리를 함께 해온 시민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소감을 밝혔다. 예비군 동료들은 김씨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울지마”라고 격려해주었다. 7시 40분. 빗줄기가 갈수록 굵어지고, 시위대의 숫자가 계속 줄어갔다. 시위대 방송차량에 올라선 박원석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시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는 “시청 광장으로 이동해 오늘 시위를 마치고 22일 오후 7시에 다시 모이자”고 제안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마지막으로 “아리랑”을 한번 더 부른 후, 시청광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산에 동의하지 않은 3백여 시민들은 광화문 4거리를 떠나지 않았다. 한 시민은 “오늘이 아니면 또 언제 모이나. 왜 대책회의는 시위대를 해산시키는지…”라며 불만을 이야기했다. 오전 8시 광화문 4거리 새문안길 쪽의 차향통행이 재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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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이 22일 새벽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버스를 끌어내려하자 경찰이 소화기를 쏘고 있다. 연합뉴스
광화문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경찰 컨네이너 장벽인 ‘명박산성’에 대항하는 ‘국민토성’을 쌓았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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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살인경찰 물러나라” 격렬하게 대항”
1시35분께 살수차 2대 등장…강경진압 예고 광화문사거리에서 대치중인 시민과 경찰의 충돌이 점차 격렬해지고 있다. 경찰은 1시간째 2만여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뿌려대고 있다. 과거에는 경찰이 시민들의 행동을 주시하며, 소화기를 뿌렸던 것에 반해 오늘은 버스 안에 숨어 있다가 작은 문틈을 통해 호스로 난사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버스에 얼굴을 들이밀고 있는 시민들에게 곧바로 소화기가 뿌려져 시민들의 건강이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분말소화기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화기가 바로 시민들의 폐로 들어갈 수 있어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실제 송현식(20)씨는 버스 앞에 서 있다가 경찰이 갑작스레 쏜 분말소화기에 얼굴을 맞아 눈을 뜨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의료지원단의 치료를 받고 있다. 시민기자 원우제(27)씨 역시 경찰 버스 위에 올라가 카메라로 경찰을 찍고 있는 상태에서 1미터 앞에서 마치 물대포를 쏘듯 분사되는 경찰의 분말소화기에 노출되자, 버스에서 내려와 의료지원단의 치료를 받았다. 경찰의 대응이 강경해지자, 시민들이 외치는 구호도 더욱 격렬해졌다. 몇몇 시민은 “폭력경찰 물러나라”가 아닌 “살인경찰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다. 김현채(20)씨는 “소화기처럼 위험한 물질을 시민들한테 뿌린다는 것은 시민들에게 경찰이 엄청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소화기 분말가루는 결코 우리 몸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경찰 버스에 밧줄을 감아 당겼다가 이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시민 여러 명이 팔목 부위에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주로 여성들이다. 몇몇은 구급차에 실려갔다. 광화문사거리에 있는 시민들 대부분은 ‘콜록콜록’ 기침을 할 정도로 매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1시간째 경찰 차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버스 사이에 줄을 이어 전경버스를 흔들고 있다. 하지만 버스는 앞뒤로 흔들리기만 할 뿐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경찰이 경찰 차벽을 두 줄로 쌓은데다 버스 사이를 줄로 이어놓았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버스를 당기고 있는 밧줄의 길이는 약 100미터. 총 5개의 줄이 버스를 감고 있는데, 줄 하나당 시민 100여명이 당기고 있다. 현재 현장에는 경찰의 폭력적인 대응에도 불구하고, 2만여명의 시민이 남아 있는 상태다. 경찰의 경고방송도 한층 위협적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경고방송은 “즉시 해산하십시오”였지만, 오늘은 “경찰 투입이 시작되면 돌을 던진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마십시요. 도망가지 마십시요. 우리가 반드시 검거해서 책임을 물을 겁니다”라며 강제연행을 염두한 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이런 경고방송에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오히려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는 반응이다. 경찰의 방송이 오히려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는 인상이다. 1시20분께 경찰 버스 1대가 35도로 기울어진 채 끌려 나왔다. 시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곧 경찰병력을 투입하겠습니다.” 1시30분 현재 경찰의 경고방송이 이어지고 있다. 1시35분께 살수차 2개다 동원됐다. 시민들이 “온수 온수”를 외치고 있다. 맨 오른쪽에 있던 전경버스 1대가 시민들에 의해 끌려나왔고, 전경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러자 시민들이 박수를 쳤다. ‘후배들아 사랑한다’라는 글이 씌어져 있는 하얀색 반팔티를 입은 전의경전역자 모임에서 나온 시민 12명이 그 앞에서 안타깝게 광경을 지켜봤다. 박정호(21)씨는 “시위대의 적이 전경이 아닌데 선배 입장에서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전경들에게 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전경들이 물을 받아 먹자, 뒤에 있던 시민들이 이 광경을 보고 “물 있으면 더 줘요. 전경들도 목 마릅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새벽 3시가 다 될 때까지 직접 살수를 하지 않고, “일반 시민 여러분은 즉시 해산해 주시고, 폭력 시민들은 폭력을 중단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시민들을 자극하고 있다. 시민들은 “우리 모두 일반시민”이라고 말하며, 도망가지 않은 채 우비와 우산을 쓰고 물을 쏠 것에 대비하고 있다. 새벽 5시 현재 5천여명이 시민들이 광화문사거리에 남아 있는 상태다. 허재현 기자
광화문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깃발을 들고 경찰 차벽 위에 올라가 “이명박은 물러가라” “쇠고기 재협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광화문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깃발을 들고 경찰 차벽 위에 올라가 “이명박은 물러가라” “쇠고기 재협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경찰, 분말소화기 뿌리며 시위대 해산 유도
“독소조항 손못댄 추가협상 역시 국민사기극” 10시40분께. 현장에 굵은 빗줄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급히 비옷을 꺼내입고, 우산을 썼다. 그렇지만, 시민들은 현장을 떠나지 않고 ‘국민토성’ 쌓기 작업을 계속했다. 10시50분께. ‘국민토성’이 버스 높이의 30cm 정도만 남기고 올라갔다. 한 시민이 토성 위에 올라, 버스 차벽 위에 태극기를 꽂았다. 10시55분께 한 남성이 토성 위에서 외쳤다. “우리가 이대로 아무 것도 안하고 물러서면 명박이가 웃는다. 국민이 버스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며, 시민들을 향해 버스 위로 올라갈 것을 호소했다. 시민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6월10일 촛불문화제 때는 버스 위에 올라가는 것을 두고 ‘폭력’ ‘비폭력’ 문제가 불거졌었다. 오늘은 깃발을 든 50여명의 시민들만이 버스 위에 올랐다. 각각의 깃발에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적혀 있었다. 민주노총 깃발에는 “이명박 shut out”, 공공운수연맹 깃발에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공공부문 사유화 반대, 한반도 대운하 반대”라고 씌어 있다. 눈에 띄는 깃발은 “조중동은 독극물”이라고 씌어진 것으로, 시민들의 가장 많은 환영을 받았다. “50일 밤의촛불 자랑스럽습니다. 촛불이 지킵니다. 촛불이 길입니다”는 빨간 현수막의 글귀가 마치 시민들의 바람을 담고 있는 듯했다.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박찬석(고려대 화공생명공학과 4)씨는 “그동안 시민을 농락하고 무시해왔던 이명박 정부에 뭔가 보여줄 수 있게 되어 좋다. 한을 풀었다”며 “다른 시민들도 동참해 다음에는 더 큰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경찰은 방송을 통해 “깃발을 든 여러분이 속한 단체의 자존심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불법집회의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즉시 내려가십시오”라며 해산을 종용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에 야유를 보냈다. 또한 경찰은 방송에서 “다함께 김광일씨에게 묻고 싶습니다. 김광일씨가 참여한 집회가 불법집회가 아니란 말입니니까?”라며, 시위대를 향해 공개 토론을 제안하기도 했다. 방송차 경찰이 특정 시민의 이름을 들먹이며 말을 건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현장에서 만난 권영국 변호사는 “실정법 상 불법이 맞다. 하지만 국내 집시법이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 훨씬 큰 불법을 저지르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는 정부”라며 “시민들의 오늘 집회는 헌법상에서 봤을 때, 합법이다”고 말했다. 밤 12시께 시민들이 지름 2cm 정도의 굵은 밧줄을 경찰 차벽 인근으로 가져왔다. 경찰 차벽에 묶으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경찰은 여러분의 불법행위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습니다. 밧줄로 경찰버스를 묶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입니다. 해산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경찰차를 밧줄로 묶자, 12시10분께 경찰은 버스에 밧줄을 묶는 시민들을 향해 분말소화기를 분사했다. 한편, 이에 앞서 40대 한 남성이 <한겨레> 영상취재팀 피디에게 “국민의 목소리를 전해달라. 이명박 정부 각성하라”며 “자기가 연행되는 장면을 꼭 방송으로 내보내 달라”는 말을 남기고 경찰쪽 버스 아래로 스스로 뛰어내려 연행되기도 했다. 허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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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경찰 컨네이너 장벽인 ‘명박산성’에 대항하는 ‘국민토성’을 쌓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경찰, “모래성 쌓는 행위 중단하라” 경고방송 내보내 밤 10시30분께. ‘국민토성’이 경찰 차벽(일명 ‘명박산성’) 높이에 다다를 때까지 쌓였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속속 도착하는 모래주머니를 나르고 있고, 이를 건네받은 시민들은 차곡차곡 ‘국민토성’을 만들고 있다. 특히 서울역 쪽 2.5톤 트럭에서 모래를 주머니와 비닐봉지에 담겨온 모래가 10시10분께 도착하자 시민들은 “와”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시민 5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래에 얼굴을 파묻은 채 열심히 모래를 담았다. 현재 모래성은 높이 2미터, 가로 1.5미터 정도다. 시민들 몇몇은 모래성 맨 위에 올라서서 경찰 차벽 위로도 모래를 쌓기 시작하고 있다. 이한구(27·영등포구 신길동)씨는 “국민은 평화행진을 하려하는데, 경찰이 막으려고만 하니까 답답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어린이도 어른들을 거들었다. 김태욱(11·경기 안양)군은 “어른들이 이명박 대통령 반대하는 것을 도와주고 싶었다”며 “마치 모래장난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다”고 말하며 열심히 모래주머니에 모래를 담았다. 9시를 넘기자 시민들은 ‘국민토성’을 본격적으로 쌓기 시작했다. 9시30분께 시민들이 경찰 차벽 앞쪽에 세워진 경찰의 폴리스라인을 “와~”하고 달려가면서 해체했다. 시민들의 표정은 상기돼 있다. 어떤 시민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모래를 날랐고, 손에 손으로 모래주머니를 운반했다. 시민들은 토성이 올라가자, “올라간다”고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은 방송을 통해 “모래를 쌓고 있는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 반드시 사법처리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경찰은 현재 계속 채증사진을 찍고 있고, 깃발을 든 시민들이 경찰 차벽 바로 앞에 와서 깃발을 흔들며 경찰의 채증을 방해하고 있다. 한편, 주최 쪽은 시위 인원을 10만명으로 추산한 반면, 경찰은 1만명이라고 발표했다. [5신] “국민토성을 쌓을 모래를 사수하라!”
시민들, 광화문사거리에 ‘명박산성’ 대항 ‘국민토성’ 쌓아 8시30분께. 박원석 상황실장이 ‘국민토성 쌓기’ 퍼포먼스와 관련해, 시민들을 향해 긴급 호소를 했다. ‘국민토성’은 지난 10일 촛불집회 때 경찰이 광화문 사거리에 설치한 콘테니어 장벽인 이른바 ‘명박산성’에 항의하기 위해 모래로 쌓기로 한 성이다. 9시를 넘어서면서 서울광장에서 열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 참가한 시민들이 주최쪽에서 준비한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 쌓기 행사를 진행중이다. 하지만 이 성을 쌓기 위해 운반되던 모래트럭이 경찰에 의해 제지당하자, 박원석 상황실장이 긴급 호소를 한 것. 그는 “모래주머니로 국민토성을 쌓아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을 심판하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서울역 쪽에서 오는 모래차가 경찰과 대치중”이라며 “모래차를 호송해 오기 위해 남성분 중심으로 천명만 자원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자 자원자 수천명이 “와” 함성을 지르며, 무대 뒤로 모여 들었다.
광화문사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경찰 컨네이너 장벽인 ‘명박산성’에 대항하는 ‘국민토성’을 쌓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 대통령, 재협상 아니면 퇴진하라” 7시25분께 박원석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이 무대에 올랐다. 그는 무대에 오르자마자 “정부가 발표한 추가협상이 또 하나의 국민 사기극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대로 촛불을 내리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5만여명의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 굴복한 우리 정부 때문에 우리는 이대로 촛불을 내리지 않겠다”며 45차 촛불문화제 시작을 알렸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이 가장 먼저 무대에 올랐다. 그는 “오늘 정부가 또 한번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지금부터 정부 추가협상 결과 발표가 얼마나 문제가 많은지 설명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첫째, 둘째, 셋째로 나눠 추가협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첫째, 쇠고기 안전성의 핵심은 SRM인데, 30개월 미만 쇠고기에서 SRM이 안들어온다고 국민을 속였다. 광우병 위험물질이 안들어 오는 게 아니라 다 들어온다. 혀, 곱창, 선진회수육 등이 모두 수입된다. 둘째,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안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실효성 없는 거짓말이다. 미국 농무부가 안전관리 해준다는데, 이것 미국 정부가 직접 보증해주는 것도 아니며, 30개월 이상 쇠고기 안 들어온다고 하는데, 이것만으로는 광우병 위험물질을 걸러낼 수가 없다. 셋째, 문제 있는 미국 쇠고기가 들어와도 즉각 중단조치를 못한다. 정부는 뭔가 대단한 것을 얻어온 것처럼 말하는데, 대국민 사기극이며,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재협상을 통해 수입위생조건의 독소조항 하나하나 다 뜯어고쳐야 한다.” 현재 서울 광화문에는 5만여개의 촛불이 켜져 있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등을 부르며, “재협상을 실시하라” “국민이 승리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민들의 손에는 촛불과 함께 ‘협상무효! 고시철회!’ ‘이명박 OUT’라고 씌워진 손팻말이 들려 있다. 박원성 상황실장은 “오늘 시민 6명이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경찰이 나타나 ‘청와대로 갈 수 없다’며 시민들을 통제했다”며 “‘우리가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다’며 시민들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경찰은 버스회사 관계자를 불러 버스 운행을 중단시켰다고 한다. 이게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정부가 할 짓인가”라고 꼬집었다. 그가 시민들을 향해 “국민의 항의에 눈을 감고 국민과 단절하겠다는 것”이라고 하자, 시민들이 일제히 “우~”하며 야유를 보냈다. 이상훈(38·서대문구 남가좌동)씨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침이슬은 들었을지 몰라도 재협상 안하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우리의 묵소리는 안들은 것 같다”며 “이명박이 또 다른 꼼수를 부리는 것 같은데, 우리는 건강주권을 지키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막으려 한 것이지 30개월 이상 쇠고기만 막자고 모인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녀’라는 별칭이 붙은 김지윤(고대 사회학과 4)씨는 “입만 열면 망언을 쏟아내는 망언제조자 주성영. 촛불집회를 천민민주주의라고 말한 덕분에 더 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온 것 같다”며 “그가 나를 두고 고대생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며 전직 공안검사다운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이는 단순히 나 한명만의 명예를 훼손한 게 아니라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까지 모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쇠고기에서 SRM을 제거해야 하듯 2MB에서 SRM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며 “그렇게 될 때까지 촛불 들고 계속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날 무대에는 어제 무대에 오른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에 이어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올라, 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그는 “주성영 의원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두고 천민민주주의라고 했다는데, 그 사람은 하늘의 뜻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천민의 천이 ‘하늘천’이라면 그의 말은 맞다. 우린 하늘의 뜻을 받들고 있다”는 말로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했다. 그는 “촛불이 사그러들고 있다고 보도하는 조중동 찌라시들과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서 이 촛불이 꺼지는 일이 없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나와 마이크를 잡았다”며 “어떤 영화감독도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을 여러분이 만들고 있다는데, 정말 고맙다. 같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이 촛불들을 너무너무 사랑한다”고 감격해했다. 7월2일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의 이석행 위원장도 무대에 올랐다. 그는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다가 감옥으로 가는 일이 있더라도,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총파업 투쟁을 힘있게 전개하겠다”며 “보수언론과 정권이 우리더러 정치파업을 한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도록 만들기 위해 싸우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파업과 관련해서 “경제가 어려운데 파업을 왜하냐고 하지만, 작년에 우리나라 수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양극화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서민들이 삶이 어려워졌다”며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우리는 국민 여러분을 믿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에도 등장 `명박산성‘ = 21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시민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이날 행사장에는 광주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서울에서 등장한 `명박산성‘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cbebop@yna.co.kr
45번째 촛불문화제가 서울광장과 광화문 인근에서 5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국민대책회의 입장발표…“국민 건강 못 지킨다”
집회 참여자 계속 늘어…동아일보 앞까지 꽉차 무대차량이 덕수궁 대한문 앞 차도를 차지하고 광화문 방향을 보고 섰다. 시민들은 대한문 앞에서 동아일보 앞까지 꽉 채웠고, 집회가 진행되는 중간에도 참여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당초 서울광장에서 열기로 한 집회는 참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대한문 앞으로 옮겨졌다. 주최 쪽은 5만여명이 참여해 지난 일주일 사이 가장 많은 인원이 촛불문화제에 나왔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가 협상결과를 발표했지만 시민들은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상하(중앙대학 경영학부 3학년)씨는 “추가협상 결과는 국민 기만이다. 정부가 대충 넘어가려 하는 것이 보인다”며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 같은데 이대론 안된다. 촛불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은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고, 수녀 100여명도 대열 맨 앞에 단체로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조정심(37·안양시 호계동)씨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안들여 온다고 하는데, 만약 들어왔을 때 법적으로 제지할 수 있는지 실효성에 의문이다”며 “전면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아무개 수녀(31)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협상이 아닌 것 같아 수녀들이 나왔다”며 “이명박 정부가 눈속임만 하려고 하고, 그동안 정부가 너무 변명을 많이 해 진정으로 노력한 협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7시20분 <광야에서>가 울러퍼지며 45번째 촛불문화제가 예정보다 늦게 시작되었다. 허재현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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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안전 담보할 내용 없고…검역 주권도 해결 안돼” 5시40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정부의 추가협상 결과에 대해 긴급 입장을 발표했다. 문화연대가 주최한 ‘촛불아 힘내라’ 1박2일 콘서트는 잠시 중단했다. 대책회의는 “추가 협상한 내용에는 시민의 안전을 담보할 내용이 없는 기만”이라며 “앞으로 전면 재협상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 입장발표에는 안병욱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대책회의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실질적인 제한이 전혀 없이 민간자율규제 방식으로 90점짜리 재협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은 “이번 추가협상 역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과 관련해 글자 하나 바꾸지 못했다”며 “특정위험물질을 제거한 2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로 협정문을 바꾸는 재협상만이 검역 주권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30개월 이상 수입금지에 대한 대책은 실효성이 없는 것이고, 광우병 위험물질에 대한 대책은 언급조차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신뢰가 돌아올 때까지라는 단서조항은 촛불이 꺼지는 순간 다시 들여올 수 있다는 잠정 조항으로, 결국 소나기만 피해가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 교수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재협상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2003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됐을 때 그때 금액이 8000억에 달했다. 흔히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자동차 산업이 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이야기 하는데, 정부가 뻥튀기해서 발표한 이익이 8000억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 쇠고기 협정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그쪽 업자들 추산으로는 1조5000억원 정도의 쇠고기가 수입될 것으로 본다고 한다. 더구나 미국 사람들은 먹지 않는 소의 내장과 30개월 이상의 회수육, 분쇄육으로 그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이는 그쪽 입장에서는 대단한 소득원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는 이 협정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박원석 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광우병 쇠고기 국민대책회의에서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통해 이같은 재협상을 막아낼 것”이라며 ”가급적 많은 촛불이 오늘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내일까지 철야로 진행되는 48시간 비상국민행동으로 우리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다음주 24일과 27일 2차, 3차 국민대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며 방법을 찾아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상임운영위원장은 “누구든 좋으니 정부와 대책회의가 일대일 끝장토론을 벌이자”며 “우리는 누가 나와도 자신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박 위원장은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은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정부의 나팔수’ 역할을 중단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7월2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받아 우리는 끝까지 총파업으로 맞설 것”이라며 “다만 지금 총파업 지지율이 60% 정도 나오는데, 광우병을 반대하는 국민의 뜻이 90%를 넘는데, 우리의 파업에도 그만큼의 지지를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허 부위원장의 말에 큰 박수를 보냈다. 7시. 대책회의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시민들은 태평로를 차지하고 문화제를 준비하고 있다. 아래는 국민대책회의 입장 발표문 전문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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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드레서 미 쇠고기 플래시몹 = 누리집 카페 소울드레서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몰 메가박스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플레쉬 몹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이 카페 회원 40여명은 행렬들 사이에 있다가 진행자가 피켓을 들어올리자 약 4분간 동작을 멈추는 플레시 몹을 선보였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현장 1신] “해법 없는 청와대가 답답하다”
촛불소녀들 8000번 버스타고 청와대 1인시위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45번째 ‘촛불 문화제’를 앞두고 있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20일 저녁 7시부터 ‘48시간 비상국민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후 4시 현재. 서울광장 주변에는 대책회의에 속한 여러 시민단체들이 나와 문화공연과 전시회를 동시에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은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에 반대하는 다트게임장을 마련했다. 큰 널판지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한반도 대운하, 공공부문 민영화, 국민연금 등의 10개 표적을 만들어 두고 시민들이 다트를 던져 이를 막아내는 퍼포먼스다. 시민들이 다트로 표적을 맞추면 사회자는 “자 지금 우리 시민께서 한반도 대운하를 막아내셨습니다”며 추켜세워 흥을 돋구고 있다. 다트게임은 시민 20여명이 긴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게임에 참여한 최아무개(37)씨는 “시민들은 이렇게 즐겁게 의견을 말하고 있는데,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는 청와대가 답답하다”고 말했다. 만화가들도 거리에 나섰다. 만화가들은 시청 한 편에 천막을 차려놓고 개인 캐리커쳐를 그려주거나 얼굴에 ‘광우병 쇠고기 반대’를 형상화한 페이스 페인팅 행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에서는‘촛불 시위 최고 유행어 앙케이드’를 벌이고 있다. 앙케이트 벽면에는 “이제 100일, 우리 헤어져”, “물대포가 안전하면 니네 집 비데로 써라”, “공약 지킬까 봐 겁나는 건 니가 첨이다” 등의 재치있었던 그간의 구호가 붙어 있다. 시민들은 각각의 구호에 스티커를 붙여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최고 유행어로 꼽히는 것은 “물대포 안전하면 비데로 써라”다. 시민들이 평화로운 행진을 가로 막았던 경찰의 물리력 행사에 가장 분노했다는 의미다. 이에 앞서 오후 2시30분께 ‘나눔문화’에서 촛불소녀 1인 시위를 벌였다. 시청 앞 광장 천막에 모인 10여명의 촛불 소녀, 촛불 소년들은 8000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 안에 들어가 간단히 동선을 정한 뒤, 여의도 한나라당사, 조선일보 앞,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동상 앞 등으로 흩어져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1인 시위에 참석한 박이슬(16·고1)양은 “버스만 타도 누구나 갈 수 있는 청와대에 국민의 뜻을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막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 촛불 시위보다는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촛불 소녀 입장으로 국민의 뜻을 전하러 가는 것이니 겁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앞 1인 시위를 진행할 고다현(16·고1)양은 “청와대에서 여의도로 간 뒤, 또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릴 집회에 참석할 것”이라며 “이동 거리가 먼 만큼, 중간중간 버스와 지하철에서 시민들을 만나 교육 정책과 광우병 쇠고기 수입의 위험성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연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2일 새벽 6시까지 진행하는 ‘1박2일’ 콘서트를 벌이기로 했다. 이 콘서트에는 두번째 달 <바드>, 손병희, 꽃다지, 이한철 등 음악인 20여팀이 참석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밤새 벌어진 문화축제를 설레이며 기다리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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